[2019 신춘문예-단편소설 당선 소감]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계속 써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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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이야기를 지으며 살아가겠다고 마음먹은 건 2011년 창작 수업에서였다. 그때 수업을 함께 들었던 누군가가 내 소설을 읽고 화를 냈다. 그 이야기가 잘못된 것이라고 하면서. 작품으로서의 가치 평가가 아니라 이야기에 대한 감정적 표현이었다.

그이는 그 이야기와 비슷한 삶을 사는 어떤 이를 알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삶이 얼마나 안타까운지도. 그때 내게는 짧은 섬광이 스쳤다. 내가 지어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어떤 삶을 떠올리게 하고 감정적 동요를 일으켰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야기를 쓰며 살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내게 글은 누군가를 들여다보는 일이자 삶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계속 써나갈 것이다.

내 모든 글의 첫 번째 독자이자 든든한 지지자인 어머니께 가장 감사드린다. 어머니의 머리맡에 완성된 이야기 한 편을 올려두기 위해 숱한 밤을 지새웠다. 그리고 생김새며 성격까지 쏙 빼닮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의 겹을 가진 아버지, 제 삶을 돌보기에만 급급한 누나를 대신해 기꺼이 가족에 힘을 보태는 남동생에게 감사하다.

다음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시야를 확장시켜주신 박훈하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공부와 삶은 함께 하는 과정임을 알게 해준 선배님들, 나의 쓰는 삶을 응원해주는 친구들, 함께 걷고 있는 김민수 씨와 아직도 나를 '우리 이쁜이'라고 부르는 외삼촌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계속 쓸 수 있게 문을 열어주신 심사위원분들께 감사드린다.



약력: 1991년생. 경성대 국어국문학과 졸. 1인 출판사 '네시오십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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