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춘문예-동화 당선 소감] 어른들 세상에서 성장통 앓는 동심 읽을 것
이재영삶의 위기에서 출구를 찾을 때, 내 안의 '나'가 아우성을 쳤습니다. 뭘 해야 하지? 물었을 때, 내 안의 나는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했습니다. '할 수 있을까'하는 물음표를 들고 글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내 이야기 곳간이 텅 비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꿈꾸었던 미래도 행복한 낭만동산이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그래도 가야 하는 길이었습니다.
길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첫 발을 내딛는 순간에는 갈 길을 몰라 헤맸습니다. 모퉁이를 돌 때는 불어오는 바람에 휩쓸려 휘청거렸습니다. 막다른 골목을 만나기도 꽉 막힌 도로에 옴짝달싹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힘에 부쳐 돌아갈까 수없이 고민 했습니다. 그때마다 아이들이 내 손을 붙잡았습니다. '우리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이제는 묵묵히 내 길을 가야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쳐야 하겠다는 거창한 야망은 없습니다. 학교에서 거리에서 골목에서 재잘거리는 동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이미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에서 성장통을 앓는 동심을 읽겠습니다. 그리하여 아이들이 가슴에 딱 어울리는 별 하나 키울 수 있도록 걱정하고 고민하렵니다.
격려하고 힘을 보태준 분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시답잖은 이야기 경청하고 기탄없이 조언해준 대구 큰샘아동문학회 문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또한 동화작가가 되는 문을 열어주신 심사위원과 마당을 펼쳐주신 부산일보에도 감사드립니다. 능력과 노력에 비하면 과분한 관을 썼습니다.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약력: 1972년생. 제21회 공무원문예대전 동화부문 동상. 대구왕선초등학교 재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