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사구 여과 거쳐 매일 25만t 정수 생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민들은 불과 19세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오염된 운하의 물을 그대로 마셨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질병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던 중 이 시기에 처음으로 모래언덕에서 물을 정수하는 시스템이 도입됐는데, 현재 암스테르담 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워터넷 정수장’도 여전히 이 공법을 사용 중이다. 암스테르담시 인근에 조성된 대규모 인공습지(사진)에 모래사구와 인공수로 40여 개가 60~100일 동안 라인강 물을 체류시키는 방식으로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있다. 워터넷 정수장은 모래사구 여과를 통해 매일 25만t의 정수를 생산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수돗물 공급 워터넷 정수장
라인강 물 체류시켜 오염 물질 제거
인공습지 방식 부산서도 유효한 수단
국내에서도 모래사구 여과 방식 등을 이용한 인공습지 방식을 연구한 사례가 있다. 2013년 경남발전연구원이 낙동강변 일대 300만㎡ 규모의 인공습지를 만들어 하루 65만t의 식수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기도 했다.
게다가 인공습지와 인공함양(땅속에 인위적으로 지하수를 침투시키는 방식)지에서 정수된 물은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78%, 철 92%, 망간 100%, 총대장균 95%의 개선율을 나타내기도 했다.
인공습지 방식은 지금도 부산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유효한 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지난달 오거돈 부산시장이 남강댐물 확보 정책을 공식 폐기함에 따라 대체 취수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남강 하류에 인공습지 조성도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 중이다. 또 경남 창녕시에서 강변여과수를 더한다면 부산의 맑은물 갈증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부산가톨릭대 김좌관 교수는 “강변여과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수질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하는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황석하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