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천, 무분별한 살수차 취수에 ‘탈수증’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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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부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인근 송정천에서 살수차가 취수를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24일 부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인근 송정천에서 살수차가 취수를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기수역(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곳)을 형성하는 물줄기로서 보호 가치가 높은 송정천이 무분별한 살수차 취수 행렬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하루 100t이 넘는 물이 빠져나가면서 왜가리 등 철새 서식지까지 위협받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법적 장치는 미비한 실정이다.

25일 낙동강홍수통제소 등에 따르면 부산 기장군 기장읍 당사리 일대 송정천에서 하루 120t가량 물이 빠져나가고 있다. 인근 동부산관광단지 개발을 위한 비산먼지 제거용 살수차가 수시로 물을 떠 가기 때문이다. 현재 4개 업체가 1년간 매일 10t, 30t, 50t, 30t씩 취수하겠다며 통제소에 신고서를 내놓은 상태다. 10t 취수 시 527원가량의 사용료가 부과된다. 부산지역에서 낙동강을 제외하고 살수를 위한 취수용으로 쓰는 하천은 송정천이 유일하다.

동부산단지 비산먼지 제거 위해

살수차들 하루 120t가량 취수

장마에도 하천 바닥 드러날 정도

왜가리 등 철새 서식 환경 위협

법적 제재 장치 없어 훼손 무방비

하루 100t 이상 취수가 이뤄지면서 해당 지점의 송정천 물은 급격히 줄고 있다. 24일 당사리 일대 송정천에는 총 5개의 취수용 호스가 물속에 잠겨 있었으며, 20~30분마다 취수용 차가 다녀갔다. 주민 박 모(50) 씨는 “장마 이후 일주일만 있으면 물이 바닥을 보일 정도이고, 햇빛이 쨍쨍할 때는 쉴 틈 없이 살수차가 대기한다”면서 “물이 없다 보니 물고기들이 움푹 팬 웅덩이에 갇히기도 하고, 먹을 것을 찾는 철새들도 안쓰러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기수역과 연결된 송정천은 매년 조개캐기 행사 등을 할 정도로 최근 물이 깨끗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살수차가 취수하는 곳 바로 옆 물에는 여름 철새인 왜가리와 흰뺨검둥오리떼들이 물장구를 치는 등 철새 서식지 기능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 등은 무분별한 취수 행위로 하천 훼손이 우려되는 만큼 이를 제재할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관련 법에 따르면 비산먼제 제거를 위한 일시적 살수의 경우 신고서만 통제소에 제출하면 취수가 가능하다.

낙동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살수차 취수는 신고사항이므로 신청서가 들어오는 대로 수리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다만 신고서 수리 이후 관련 지자체에서 환경 훼손, 물 부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 취수 장소를 바꾸거나 신고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장군 관계자는 “취수 이전 사전 점검 등을 나갈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며, 민원이나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이 같은 문제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부산하천살리기시민운동본부 강호열 사무처장은 “송정천은 풍부한 생물자원을 보유한 기수역으로 보호할 가치가 높다”면서 “특정 지점의 물이 급격히 사라지면 기수역 전체 생물 환경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큰 만큼, 취수 행렬을 제한할 법·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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