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 시즌2’ 토론회 “공공기관 210개 + 출자 기업 279개 오면 지역 성장 시너지”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참석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기관 이전 시즌2 어떻게 할것인가’ 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향한 여권의 발걸음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수도권 집중은 여전하고, 이로 인한 지방소멸 우려는 급속하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오는 9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부산의 최인호 의원과 김종민(충남 논산) 의원, 송갑석(전남 고흥) 의원, 심기준(비례대표·강원도 출신)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역 출신 의원들이 26일 ‘공공기관 이전 시즌2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공동으로 마련한 것은 이런 수도권 집중 흐름을 전환하기 위한 비상한 조치가 필요하며, 그 일환으로 공공기관 추가 이전 필요성이 여권 내에서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민주당 지역 출신 의원들 주최
이민원 광주대 교수 자체 파악
이전 대상 기관 210개 첫 공개
수도권 잔류 기관 다수로 확인
출자기업 명단도 공개돼 눈길
이전 강제성 없지만 필요성 지적
“국회 법제화 서두르자” 강조도
■이전 대상 공공기관 ‘210개+알파’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지낸 이민원 광주대 교수가 이날 토론회에서 처음 공개한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 210개는 지난해 이 문제를 공론화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발표한 122개보다 80여 개가 많다. 이는 참여정부 이후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사문화하면서 수도권에서 새로 생겨난 공공기관에 대한 현황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탓이다. 이번 명단은 이 교수가 대표로 있는 전국혁신도시포럼에서 자체 파악해 집계한 것이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상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중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도권 잔류가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기관을 제외하고는 지방 이전 대상으로 규정된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기관들이 수도권에 잔류 중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공기관 추가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이전으로 인한 혁신도시 활성화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금융중심지를 표방하는 부산만 해도 그동안 이전을 원하는 기관으로 한국산업은행, 한국투자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벤처투자 등을 꼽았는데, 이날 공개된 명단에는 이 외에도 국제금융센터,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서민금융진흥원, 우체국금융개발원, IBK신용정보㈜, 한국증권금융㈜ 등 알려지지 않은 기관이 적지 않았다.
울산시가 이전을 희망하는 에너지 관련 기관 역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외에도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석유관리원, 한국에너지재단,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등 7~8개에 달했다.
■공공기관 출자기업 이전 ‘급부상’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전까지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공공기관들의 투자·출자 기업 279개 명단이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이들 기업은 수도권 공공기관처럼 이전 대상 여부가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진 않다. 그러나 혁신도시를 지역발전 거점으로 육성시키도록 한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취지에 따라 지방 이전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교수는 “공공기관 이전만으로는 혁신도시를 지역 성장동력으로 키우기는 역부족”이라며 “관련 기업들이 있어야 시너지가 커지며, 이는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도 동의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일례로 부산으로 이전한 기술보증기금의 경우, ㈜코아에이스(지분율 67%), ㈜코베리(지분율 55%), ㈜노바스이지(지분율 42%) 등 출자한 회사만 17개에 달한다. 부산 이전 공공기관들이 출자한 회사들이 부산에 본사를 둘 수 있다면 혁신도시를 활성화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이들 출자 기업이 대부분 민간기업이라는 점에서 이전을 강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지방세 감면, 혁신도시 발전기금을 활용해 이전기업을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해 공공기관 출자 기업 이전도 관철해야 한다”면서 지분율 100%인 13개 공공기관 자회사를 1차로 이전하는 등 단계적 이전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공공기관 추가 이전 절차와 관련, △공공기관 지방 이전계획 수립 △혁신도시 지구단위계획 변경 △이전기관 사옥건설 등 3단계에 걸쳐 소요기간은 총 6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안갯속 공공기관 이전 언제쯤?
여권 내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지만, 난관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각 지자체 간 이전 희망 공공기관이 중복돼 조율이 필요한 데다, 수도권의 반발도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추진 시기에 대한 논란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올 5월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내년 총선 공약으로 내놓을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이 문제를 다분히 정치공학적인 관점에서 다룬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박재율 지방분권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는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여야 간 정략에 따른 대립적인 이슈로 전락하지 않도록 신속한 논의와 협의를 통한 원칙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올해 정기국회에서의 관련 법제화를 이뤄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