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성형수술] 코, 손대기 전에 골절 여부 확인하세요
성형외과에 코수술을 하러 오는 이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콧대가 낮거나 휘어져서, 코끝이 처져서, 코가 크고 펑퍼짐해서, 들창코라서….
이유는 달라도 자신의 코에 만족하지 못하는 점은 같다. 또 이들 환자는 자신의 코 생김새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 점에서도 닮았다. CT를 찍어 진단을 할 수 있는데도 의사나 환자 모두가 코 상태를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술 희망자 85% ‘코뼈 골절’ 상태
수술 전 CT 등 정확한 진단 필수
골절 모르고 수술하면 재수술해야
비중격수술 동시에 해야 좋은 결과
당신의 코는 안전한가요?
정승문성형외과의원(원장 정승문)이 최근 5년간 내원한 환자 10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 이상이 코뼈 골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뼈 골절이 있다는 것은 코가 작든 크든 간에 휘어져 비뚤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환자 중에 10% 정도만 이전에 코 부위 외상 경험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CT를 찍은 결과를 환자에게 설명하면 대부분은 “무슨 소리입니까. 저는 살아오면서 코 부위를 다친 적이 없는데요”라고 말한다. 딸을 데리고 내원한 부모의 경우에는 “저는 우리 딸을 그렇게 막 키우지 않았어요.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데”라며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코뼈는 A4 용지 3~4장 정도의 두께로 1㎜가 채 안된다. 그 속에 신경이나 혈관이 없다. 그래서 골절이 생겨도 코와 눈 부위가 부풀어 오르는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그래서 아프거나 출혈이 없는 경우에는 대부분 모르고 지나간다. 코뼈 골절의 진단이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오래된 골절일 때는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전문의들도 판단을 잘못 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
매부리코, 선천성 아닌 코뼈 골절 탓
낮은 코, 휜 코, 매부리코(왼쪽부터)는 CT를 찍어보면 대부분 코뼈 골절이 확인된다. 정승문성형외과 제공
매부리코는 많은 사람이 수술하기를 원한다. 콧등이 매의 부리처럼 튀어나와 콤플렉스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매부리코는 모두 외상 즉 코뼈 골절에 의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중동국가 사람들의 매부리코는 선천성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엔 어릴 때 외상으로 골절된 뼈 사이에서 뼈가 덧자란 것이다. 의학적으로 가골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매부리코는 코가 휘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승문성형외과의원 정승문 원장은 “이런 경우 역시 매부리 수술에만 집중하다 보면, 코가 휘어져 있는 것에 대해 소홀할 수 있다. 그래서 코 수술에 앞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 것이다”고 말했다.
코가 낮아서 수술을 원하는 경우 코를 높이는 융비술을 시행한다. 그러나 이때도 환자의 코가 휘어진 것을 모르고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수술 후에 코는 높아졌는데 코가 휘어져 보인다고 환자가 불만을 토로한다. 이럴 경우 재수술을 하게 되는데, 수술 결과는 이전과 거의 비슷할 때가 많다. 수술전에 환자의 코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다.
융비술을 하였는데도 코가 평평하면서 부자연스러워 보여 다시 내원하는 환자들이 있다. 이 역시 CT를 확인해 보면 코뼈 골절로 인해 코가 내려앉으면서 코가 넓어진 경우에 해당한다. 진단을 통해 코의 폭도 충분히 좁힐 수 있다.
코끝은 연골이식술, 콧볼 넓으면 축소술
코는 얼굴의 기둥이다. 얼굴의 중심에 있어 그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코가 비뚤면 얼굴 전체가 자연스럽지 못해 보인다.
눈으로 봐도 완연히 휘어져 있는 코는 당연히 CT를 이용하여 검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눈으로 봐서 정확히 판단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경미하게 휘어 보인다고 생각하여 코뼈를 일부 갈아내는 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효과가 있을 때도 있지만 만족스럽지 못할 때도 많다. 경미하게 휘어 보이는 경우가 도리어 수술 방법을 결정하기가 더 힘들 수가 있다.
코의 휨 정도와 관련 없이 수술 방법은 비슷하다. 코의 위쪽 휘어진 부위를 갈아내든 잘라내든, 해당 부위를 제거하고 코뼈의 밑부위를 자르는 절골술을 시행한다. 그래서 코뼈를 분리한 후 코뼈 전체를 이동시키면 된다.
코수술은 코뼈 수술이 당연히 중요하지만 비중격(코안을 좌우로 나누는 칸막이벽) 수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다. 그래야 제대로 된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매부리코는 코뼈 교정과 함께 연골도 동시에 제거해 주어야 한다. 매부리가 뼈에는 물론 연골에도 동반되기 때문이다. 매부리코의 경우 화살코를 동반하는데 수술 시 이를 동시에 교정해 주면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코끝 부위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연골 이식술이 필요하다. 코 구멍이 너무 넓다고 생각되면 콧볼 축소술을 시행할 수 있다.
정승문 원장은 “코수술을 원하는 환자 중 코뼈 골절 환자가 많이 발견되는 것은 스스로는 골절이 있다는 생각은 못하지만 자신의 코가 무엇인가 이상하고 불만족스럽기 때문에 성형외과를 찾는 것”이라며 “코의 상태와 휨 정도를 정확히 파악한 후에 수술을 받는다면 자연스러우면서 얼굴 전체와 조화를 이루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