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철 감만2동 상가번영회장 “미래 세대 먹거리 되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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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 우암동 땅 개발]

부산시청 앞에서 시위 중인 박동철 감만2동 상가번영회 회장. 부산시청 앞에서 시위 중인 박동철 감만2동 상가번영회 회장.

“다들 처음엔 하루이틀 하다 말겠지 생각했겠죠. 150일 정도 지나니 지나가던 시청 공무원들부터 분위기가 바뀌더니, 지금은 부산외대 부지 주민들도 한목소리로 저를 응원합니다.”

5년 여간 방치된 부산외대 부지 개발을 위해 박동철 감만2동 상가번영회장은 부산시청 앞에서 16일 현재 288일째 시위 중이다. 1998년 시작한 감만동 자신의 돈가스 가게보다 매일 연산동에 먼저 출근한다. 아침 7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정도 플래카드와 피켓을 든다. 부산외대 부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시청 앞서 288일째 항의 시위

“북적북적한 옛 모습 찾아야

쌀모으기 등 지역 봉사 펼칠 것”

그의 피켓에는 ‘감만, 우암 지역은 심각한 구도심화로 상권은 붕괴되고 지역 주민들 자존감마저 무너지고 있음에도 부산시는 아무런 해결책도 없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선거공약대로 조속히 해결하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우암동 캠퍼스 인근에는 상점 50여 개가 있었지만, 현재 9곳만 남았다. 부산외대 부지 개발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대부분 심적으로 포기상태에 빠져 있다.

그는 “인근 상인들은 어떻게든 상권이 되살아나는 쪽으로, 사람들이 다시 몰려 북적북적한 예전 모습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오랜 기간 시청 앞에 나오면서 냉랭하던 공무원들도 이제는 조금씩 그를 알아보고 아침밥을 함께 하기도 한다. 박 회장은 “작년 9월께 부산시의 MOU 발표 직전 부지 개발안이 엎어졌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 시 담당 부서도 없이 개발안은 정처 없이 표류했다”며 “한 달 정도 패닉상태였지만, 결국 누군가는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가지고 다시 나오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자신을 ‘외대 부지에 대해 행복한 덕질 중’이라고 설명한다. 처음엔 외대 부지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시작한 SNS 친구가 지금은 600여 명에 달한다. 이젠 여러 사안에 대해 생각을 꾸준히 올리며 소통한다. 그는 “외대 부지 개발은 미래세대 먹거리가 돼야 한다. 좋은 방향으로 해결된다면 인근 상권이 살아나고 남구 발전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이제는 발표만 남겨 둔 상태니까 얼마나 보람찬 요즘인지 모른다”며 “요즘에는 작은 것이라도 나눠줄 수 있는 게 너무나 행복하다. 앞으로 쌀 모으기 운동·장학금 수여 등 지역을 위해 무엇이든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성현 기자 kksh@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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