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23명 나온 온천교회, 최초 전파자 오리무중…신도 1300여 명 전수 조사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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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슈퍼 전파’ 경로 미궁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서 지난 23일 동래구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서 지난 23일 동래구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 온천교회에서 2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지만, 최초 감염원과 감염 경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38명 가운데 온천교회 신도는 모두 22명이다. 전날 김해에서 확진된 환자 한 명을 더하면 온천교회 신도 환자는 23명이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경북 청도대남병원을 제외하면 한 장소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왔다.


부산 첫 확진자 ‘우한 교민 아들’

아버지는 네 번 검사 모두 ‘음성’


신도 남친 ‘부산 13번 환자’ 등

교회 외부에 감염원 있을 가능성도


市, 신도 1300여 명 전수조사

“미약한 증상 있어도 모두 검사”


22명 중 처음 드러난 환자는 지난 21일 처음 확인된 부산 1번 환자(19세 남성·동래구)다. 1번 환자는 해외 여행력이 없으며, 아버지가 충남 아산에서 격리 생활을 마치고 지난 16일 퇴소한 우한 교민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처음에는 아버지를 통한 감염이 의심됐다.

그러나 1번 환자의 아버지는 아산 입소와 퇴소 단계에 실시된 두 차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아들 확진 이후 다시 두 차례 검사를 실시했지만 여전히 음성이 나오자 감염 경로는 미궁에 빠졌다.

그러다 이틀 뒤인 23일 추가 환자 11명 중 8명이 온천교회 신도로 드러나면서 온천교회는 단번에 ‘슈퍼전파’ 사건 발생지로 떠올랐다. 부산시는 이들 8명이 모두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온천교회 수련회에 각기 다른 일정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24일에는 부산 추가 환자 22명 중 14명이 온천교회 신도로 조사됐다. 이들 중 해당 수련회에 참석한 숫자는 현재 조사 중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일부는 수련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남 김해에서도 온천교회 신도 환자가 나왔다. 이 환자는 부산 모 중학교 교사다. 부산시교육청은 이 환자가 지난 19일 부산 10번 환자와 함께 온천교회에 갔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지난 16일 처음 증상이 나타났다고 진술했다. 온천교회 신도 환자 23명 중 가장 먼저 증상이 나타났다. 나머지 부산 환자들은 18일부터 21일까지 증상 발현일이 나뉘어 있다.

이에 따라 온천교회 집단감염 사례에 대한 역학조사는 해당 수련회를 비롯해 온천교회 신도 전수 조사를 통해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작업과, 신도 전원에 대한 자가 격리와 순차적 진단 검사 작업이라는 '투 트랙'으로 나누어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동래구청을 통해 명단을 확보한 온천교회 신도 1300여 명에게 모두 연락해 자가 격리와 유증상자에 대한 진단검사를 안내하고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도 24일 부산에 역학조사관을 파견해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증상 발생일이 제각기 다르고 신도 규모도 커서 최초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데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개된 이동 경로를 보면 신도들은 해당 수련회 외에도 특정 요일이나 시간이 아니라도 일상적으로 온천교회를 자주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전염 확산의 계기가 된 온천교회 수련회에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를 다녀온 사람이 포함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부산시는 “아직 관련성을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온천교회는 언론과는 접촉하지 않으면서, 부산시의 협조 요청에만 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천교회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1번 확진자가 16일 밤 아버지와 식사를 한 후 교회 수련회에 왔고, 교회 내 확진자 대부분이 1번 확진자와 함께 조별 활동을 한 청년들이었다. 1번 확진자 아버지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4일 브리핑에서 “확진환자의 역학적 특성과 노출요인을 가지고 감염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동으로 수행했던 행사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온천교회의 경우 감염 크기는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약한 증상이라도 있다면 모두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감염자를 찾아내고 지역사회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혜규·서유리 기자 iwill@busan.com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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