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부산 하늘, 주황색 물든 까닭…불길한 징조? 기상 이변?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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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으로 물든 부산 하늘. 사진은 독자 제공 주황색으로 물든 부산 하늘. 사진은 독자 제공

주황색으로 물든 부산 하늘. 사진은 독자 제공 주황색으로 물든 부산 하늘. 사진은 독자 제공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과 비가 휘몰아친 부산 하늘이 아침 한때 주황빛으로 물들어 화제가 됐다.


27일 오전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SNS 등에는 '주황색 부산 하늘'이라는 제목 등으로 아침부터 갈색, 붉은색, 주황색 등을 띈 부산 하늘 관련 게시물이 여러 차례 올라왔다. 글을 게시한 누리꾼들은 "무섭다" "불길한 징조다" "재난 영화 같다"는 불안감을 드러내는가 하면 "신기하다" "그림 같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호주 산불 사태의 여파로 약 1천600㎞나 떨어진 뉴질랜드의 하늘이 올해 초 짙은 주황색으로 변했고, 이를 보고 놀란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잦아지자 현지 경찰이 관련 신고를 자제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나선 사례도 있다.


하지만 오늘 부산 하늘이 주황색인 까닭은 빛의 산란 현상이다. 이미 지난 2013년 7월 30일 오후 대구에서 주황빛 하늘 현상이 관찰되어 큰 관심을 받았고, 일각에서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대구 날씨로 인한 특이현상이라는 추측도 쏟아졌다. 그러자 당시 기상청에서는 "비가 그친 뒤 대구 하늘이 유난히 붉었다. 그 이유는 공기 중에 수증기가 많은 상태에서 빛의 산란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자연현상이기에 걱정할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빛의 산란'이라는 것은 태양에서 나오는 빛이 공기 중의 수증기, 먼지 등의 여러 작은 입자들과 부딪쳐 그 빛이 사방으로 재방출되는 현상을 뜻한다.


27일 오전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부산하늘' 관련 게시글 27일 오전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부산하늘' 관련 게시글

우리가 매일 보는 하늘의 색이 푸른 빛이 도는 이유도 산란에 있다. 대기를 통과하며 들어오는 가시광선 중에서는 파장이 짧은 보라색과 파란색 계통의 빛이 산란이 잘 일어나는데, 평상시에는 우리 눈이 보라색 빛에 별로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하늘이 파랗게 보인다. 반면 새벽녁이나 해질녘에는 빛이 지구에 비스듬히 들어오며 상대적으로 두꺼운 대기층을 통과한다. 이에 파란색 계통의 빛은 대부분이 대기 속에서 산란되어 지표면에 도달하지 못하고, 빨강색 계열의 빛이 도달하기에 우리가 알고 있는 붉은 노을이 된다.


7년 전 대구에서도 한 시간 동안 10mm가 넘는 강한 비가 쏟아지자 습도가 급격하게 높아졌다. 대기 중에 수증기가 포화된 상태에서 해가 지는 시간까지 겹치자 빛의 산란이 더욱 많이 발생해 하늘이 주황빛으로 보이게 된 것이다. 오늘 27일 부산의 아침 날씨 역시 이 같은 조건을 만족한다. 오전 3시 30분께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이날 일출시간인 오전 5시 53분까지 부산 지역에는 평균 10mm 내외의 비가 내렸다. 특히 부산 중구 기상대에서는 시간당 16mm에 이르는 강한 비가 쏟아졌고, 습도 역시 79%에서 92%까지 치솟았다. 부산의 다른 기상관측소에서 측정된 습도 역시 오전 6시 30분께 모두 90%를 넘었다.


기상청 홈페이지 캡쳐 기상청 홈페이지 캡쳐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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