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언박싱] 생리컵, 어떻게 사용해야 하나요?(영상)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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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언박싱' 시리즈는 성장 잠재력 있는 부산의 대표 사회적기업을 발굴해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기술력이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사회적기업을 비롯해 부산의 색채가 묻어 있어 부산 브랜드로 성장할 만한 사회적기업,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가능성이 보이는 사회적기업 등을 총 6편으로 구성합니다.


[부산언박싱] <5> '티읕'


"한 달에 한 번, 어김없이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생리일. 불편하게만 느껴지는 이 시간을 좀 더 편하고 쉽게 보낼 순 없을까."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티읕'은 시작되었다. 부산에서 창업을 시작한 '티읕'은 여성이 누릴 수 있는 건강한 라이프에 집중했다. 윤태준·윤송이 공동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윤태준 대표는 인권, 환경과 관련된 일에 관심이 많았다. 유엔에서 소수자의 인권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싶은 꿈도 있었다. 그래서 대학 졸업 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로 건너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현지 여성들을 위한 역량 강화 사업을 1년간 함께 했다. 해당 사업을 하면서 아프리카 여성들의 생리용품을 조사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는데, 그때 윤태준 대표는 큰 충격에 빠졌다. 에티오피아에서 여성들은 생리용품은커녕 쓰다 남은 헝겊이나 나뭇잎을 이용해 생리혈을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산일보 | #생리 #생리컵 #티읕 "한 달에 한 번, 어김없이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생리일. 불편하게만 느껴지는 이 시간을 좀 더 편하고 쉽게 보낼 순 없을까." 티읕의 윤송이 대표와 나눈 생리컵에 대한 모든 이야기! 부산일보 유튜브 구독하기 ☞ https://hoy.kr/2af7D 부산일보 페이스북 구독하기 ☞ https://goo.gl/WhRwy8 부산일보 네이버 TV 구독하기 ☞ http://tv.naver.com/busanilbo 디지털센터 정수원 PD blueskyda2@

이후 한국에 돌아와 월경용품 시장조사를 하다 보니, 국내도 그리 좋은 상황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생리대 가격이 비싸 깔창 생리대를 사용해야만 하는 여학생들의 이야기나 생리대 유해물질 이슈는 당연히 지켜져야 할 여성들의 건강권을 침해한 사례였다.


국내에서 연간 배출되는 1회용 생리대의 수는 약 23억 개에 달하는데, 사용 후 버려질 때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심각한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비해 생리컵은 구매 후 2년간 재사용할 수 있고, 식약처 또한 이를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환경과 비용 부담이 크게 해소되는 셈이다.


윤태준 대표는 친누나인 윤송이 공동대표에게 도움을 청했다. 남자인 자신이 생리컵을 개발하는 데는 분명 한계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7년 남매는 생리컵 개발에 착수하고 '티읕'을 창업하기로 했다. 스타트업 기업으로 시작해 지원을 받고 소액 투자로 출발했다.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수십 번의 시도 끝에 만들어진 생리컵 '티읕 컵'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정식으로 등록됐다. 그야말로 모든 과정이 '맨땅에 헤딩' 이었다.


'티읕'은 앞서 '티읕 컵'으로 지난해 2월 미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인디고고'에서, 지난해 5월에는 국내 '와디즈'에서 각각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윤태준 대표는 "펀딩 당시 사회적으로 생리대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는 시기였다. 많은 여성분들이 문제에 공감하셨고, 마침 시기적 상황과 맞물려 펀딩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와 약사로 구성된 티읕 자문 위원단도 있다. 처음 생리컵을 개발할 때 전문적인 지식이나 의학적인 소견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다. 발로 뛰어다니며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고,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현재 인제대 일산 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김영아 교수와 아리솔 약국 이남석 약사가 도움을 주고 있다.


이윤 추구 이전에 사회적 가치를 도모하는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목적도 확고했다. 윤태준 대표는 "궁극적인 목적은 여성이 여성으로서 불편함을 갖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게 꿈이다. 그것을 위해 생리 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여성의 기본적인 월경권, 건강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가치다"라고 말했다.


'티읕'은 매월 28일 생리컵 28개를 사회취약 여성들에게 기부하는 'T-Day28' 일대일 기부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생리컵에 대한 인식이 아직 저조하고 사용 방법이 생소해 여성들이 받아도 쓰지 않는다는 후일담을 기부단체로부터 전해 들은 후 현재는 월경 용품이 간절한 취약계층 여성을 대상으로 실제로 필요한 분들에게 나누고자 티읕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윤송이 대표와 나눈 생리컵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생리컵이 뭐예요?


▶생리 패드에 대한 대안책이라고 볼 수 있다. 100%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컵 모양의 아이템을 질 안에다가 직접 삽입해 혈을 받아낸 다음, 혈을 비워주고 세척한 다음 재사용 하는 생리용품이다.


-어떻게 삽입하고 빼요?


▶생리컵은 실리콘의 재질을 접어 몸 안에 삽입하는 형식인데, 삽입과 제거에 있어서 몇 가지 팁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는 실리콘이라는 재질의 특성상 본인이 접기 쉬운 방법으로 컵의 부피를 최소한으로 줄인다. 몸 안에 생리컵이 자리를 잡고 있을 때는 진공상태이고, 생리컵을 뺄 때 진공을 풀어 줄 수 있도록 네 개의 공기구멍이 있다. 생리컵의 몸통을 눌러주면 컵 안에 있던 공기가 빠지면서 그대로 컵을 잡고 꺼낼 수 있는 방법이다.


-처음 생리컵을 구매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는 본인의 질 길이를 잰 다음에 거기에 알맞은 사이즈를 찾아야 한다. 또는 생리혈의 양도 사이즈를 선택하는데 큰 요인이 될 수 있다. 양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같은 사이즈를 구매하더라도 자주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의 유무도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출산을 경험하셨던 분은 질 근육 등에 따라 사이즈가 달라지기도 한다. 초보자라면, 특히 한국에서는 본인의 질에다가 무엇인가를 삽입한다는 게 정서적으로 거부반응이 깔려 있어 얇거나 작은 사이즈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너무 얇거나 작으면 온전히 컵이 펴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애초에 어느 정도의 견고성과 단단함이 있는 제품을 추천 드린다.


-질 길이를 어떻게 재나요?


본인이 실제로 손가락을 넣어서 재는 방법이다. ㎝나 ㎜로 정확하게 길이를 알기 위함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측정을 할 때 "나는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되는구나" "손가락을 끝까지 넣었는데도 경부가 닿지 않을 만큼 긴 폭음을 가지고 있구나" 등 본인도 몰랐던 자신의 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산부인과에 방문해 길이를 측정하는 방법도 있다.


-몇 시간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하나요?


▶생리혈의 양은 개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교체를 해줘야 하는 시간도 다르다. 첫날 기준으로 "내가 8시간 정도 해보니 컵의 반 정도가 채워지더라" 등 본인만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양이 많아지는 둘째 날이면 "6시간 정도마다 교체해야겠다" 이런 식이다. 사용 권장 사항에는 최대 12시간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생리컵이 몸 안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최대 12시간이라는 의미다. 본인의 교체 시간은 본인만 알 수 있으나, 보통은 8시간, 생리혈이 적으면 6시간 정도 사용하면 된다.


-실제 생리컵을 사용해보니 어떠신가요?


▶처음에는 실리콘을 내 몸 안에 넣는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다. 이후 적응이 되고 느끼는 가장 큰 만족감은 잠을 잘 때다. 생리를 할 때는 편하게 잔다기보다 선잠을 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나 생리컵이 몸 안에 들어가면 생리컵이 몸 안에서 온전히 펴져 샐 염려가 없다. 생리를 할 때도 편하게 잘 수 있다는 점이 신세계로 다가왔다. 뒤척이지 않고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좋았다.


-생리컵 사용 후 좋은 점과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요?


▶좋은 점은 생리 중에도 생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로 착용감이 좋다. 심지어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가 잊어버리고 그냥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생리 패드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냄새, 피부 트러블 등이 생기기도 하는데 생리컵은 그렇지 않다. 재사용이 가능해 금전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쓰레기도 확실히 줄어든다. 불편함 점은 생리컵 사용 초반에 삽입과 제거에 대해 적응하는 과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출 시 교체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느끼기도 한다.


- 어떻게 소독하고 보관해요?


▶재사용이 가능한 생리컵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소독이다. 실리콘 케이스에 생리컵이 물에 잠기도록 넣고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2~3분간 돌리면 간편하게 소독할 수 있다. 케이스가 없을 경우에는 끓는 물에 생리컵을 냄비나 전자레인지 용기에 잠기도록 해 열탕 소독하면 된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그래픽=장은미 부산닷컴 기자 mimi@busan.com

사진=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naver.com

영상=정수원 PD blueskyda2@busan.com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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