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6.5㎞ 폐선 구간, 공원·경제 기반형 공간으로 재탄생 기대
與 ‘경부선 지하화’ 추진
부산지역 ‘철도 지하화’ 대상 부지인 부산 동구 현대백화점 인근 경부선 선로. 부산일보DB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가 부산의 숙원사업인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을 현 정부의 ‘한국판 뉴딜’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사업 주체 문제와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 난항을 겪던 이 사업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부산 도심 단절 초래 숙원 사업
‘재원’ 두고 시·정부 갈등 지연
‘한국판 뉴딜’로 새로운 추동력
“부지 개발 통해 일부 비용 충당”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은
1조 315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기존 경부선 구포~사상~가야~범천~부산진 지상 16.5km 구간을 없애고, 이를 대신해 구포~백양산~부산진에 이르는 13.1km 지하 철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1, 2단계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기존 지상 철로 폐선 구간을 도심의 기능에 맞게 공원이나 경제 기반형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내용까지 포함한다.
1905년 개통된 경부선 철도는 부산 도심을 가로질러 도심 공간 단절과 슬럼화를 야기시키며 균형발전을 저해했다. 특히 가야조차장~부산진역 일대에 그물망처럼 가로놓인 철로는 부산 도심부를 4분면으로 단절시켰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북항 재개발사업과 연계해 부산역 일원의 철도시설 재배치 사업에 나서는 등 자체적인 해결책을 강구해 왔지만, 국가 철도시설의 사업 주체와 예산이 정부에 예속돼 있다 보니 철도시설 주변 환경 개선 수준에 머무르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광재 의원
■부산의 숙원 불구 ‘난항’
부산시는 2018년 12월 국비 예산으로 ‘경부선 철도 지하화 등 시설 효율화 연구용역비’ 35억 원을 따내 2019년 12월 말 연구용역에 착수했으며, 내년 6월 말 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연구용역 착수가 1년가량 지연된 이유가 부산시와 기획재정부 간의 사업 주체, 재원 마련 방안 갈등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용역 결과가 나오더라도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됐다. 시는 엄청난 사업비가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고, 철도가 국가 인프라인 만큼 국가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기재부는 경부선이 지나는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 문제를 들며 폐선되는 지상 선로 유휴 부지를 매각해 사업비로 충당하거나, 시비를 일부 투입하는 민자 형식으로 추진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내년 시의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근거로 예타가 면제되는 국가사업으로 반영해야 하는 타당성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 추진 동력 ‘기대감’
문재인 대통령은 올 7월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 “정부가 직접적으로 투입하는 114조 원의 재정 대부분이 지역에 투자된다”고 강조했으며, 이후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지역 균형발전과 정책 사업의 경우 예타 조사를 면제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K뉴딜위는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의 사업 발굴과 추진을 담당한다. K뉴딜위가 지역별 역점 뉴딜 사업을 선정하면 당정 협의를 거쳐 예타 면제 등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사업 주체와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 난항을 겪던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은 강력한 추동력을 얻게 된다. 내년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예타 면제를 받으려 했던 부산시의 난제도 해결되는 셈이다.
K뉴딜위 총괄본부장인 이광재 의원은 “(한국판 뉴딜을 통해)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은 상부 폐선 구간을 개발하는 비용 등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뉴딜위가 부산 지역 뉴딜 사업으로 다룰 문현동 벤처컨벤션센터도 부산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의원은 아이디어부터 기획, 마케팅 등을 지원해 안정된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벤처인큐베이팅’과 투자, 주식 공개상장까지 한 번에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컨벤션센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대성·이은철 기자 nmaker@busan.com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