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만 듣고도 비행기 기종까지 알 지경”… 강동동 6통 1반 김호준 반장
부산 강서구 강동동 6통 1반 김호준(사진·55) 반장은 이곳에서 32년간 터를 잡고 살아왔다. 반평생 넘는 시간 동안 그를 괴롭힌 것은 비행기가 마을 위를 날아가며 내는 무시무시한 굉음. 강동동 6통 1~6반인 딴치마을 중에서도 1반은 특히 활주로에 가까워 항공기 소음이 심한 지역이다.
3일 오전 10시부터 김 반장과 인터뷰를 하는 한 시간 동안 약 10분 간격으로 비행기 이륙 소리가 반복됐다. 소음이 너무 심해 비행기가 지나갈 때면 인터뷰를 중단했다가 소리가 멎으면 다시 이어가길 반복했다. 김 반장은 “이런 소음에 주민들은 수십 년간 매일 노출됐다”며 열악한 거주 환경을 호소했다.
전투기 지나가면 유리창 파르르
딴치마을 주민 모두가 피해자
‘66명만 배상’ 법원 판결 아쉬워
대부분 60~70대, 참고 사는 중
“우스갯소리로 마을 주민들끼리는 항공기 소리만 듣고도 ‘대한항공’인지 ‘에어부산’인지 맞힌다고 합니다. 수십 년간 비행기 소리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니 기종조차 구별할 지경이란 뜻이죠. 게다가 미국 전투기가 수직 강하하거나 대형 비행기가 김해공항에 오면 소리가 너무 커 집 유리창이 ‘파르르’ 떨릴 정도입니다.”
이 같은 소음에 매일같이 시달리던 주민들 147명은 결국 2017년 정부에 김해공항 소음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걸었다. 올 9월 항소심은 85웨클이 넘는 지역에 산다고 인정되는 66명에게만 정부의 배상 지급을 명령했다. 딴치마을 중에서도 소음 피해가 심한 1반 주민은 전부 포함됐지만, 나머지 주민은 일부만 배상 지급이 인정됐다.
김 반장은 이런 법원의 판단에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항공기 소음에 시달리는 우리의 고충을 인정해 준다니 고맙다”면서도 “딴치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의 비행기 소음에 시달린다. 소음 영향도를 기준으로 했다지만 인접한 딴치마을 주민들도 함께 소음 피해를 인정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딴치마을을 제3종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하고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김 반장은 지적했다. 그는 “항공기 소음에 노출돼 있다고 직접적인 보상을 받지는 못한다. 집에 에어컨을 달아 주거나 문에 방음 시설을 설치해 주지만 방음 효과는 거의 없다”면서 “주민 대부분이 60~70대라 제대로 된 항의도 못 하고 그저 참으며 살고 있다. 마을을 옮기든지 공항을 옮기든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