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확장 땐 소음 피해 수만 가구
3일 오전 11시 30분께 부산 김해공항에서 이륙해 강서구 강동동 딴치마을 상공을 날아가는 비행기 모습. 최근 딴치마을 주민들은 정부를 상대로 항공기 소음 피해 손해배상 소송을 내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김해공항의 소음 피해를 인정해 정부가 지역 주민에게 배상하라는 법원의 첫 판결(부산일보 11월 3일 자 1면 등 보도)이 나오면서, 김해공항 확장안 강행 시 부산 강서구와 김해 지역에서 겪어야 할 소음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김해공항 소음 피해 대상은 700여 가구에 불과하지만, 확장안이 강행되면 소음 영향을 받는 세대가 수만 가구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개된 ‘김해공항 항공기 소음영향도 조사용역 결과’에 따르면 현재 김해공항 소음피해 규모는 공항 주변 16.47㎢, 702가구 정도이다. 이들 지역은 주변 항공기 소음도가 75∼95웨클 이상으로, 75웨클의 소음은 통상 가정에서 소음 때문에 텔레비전 시청이 어려운 수준이다.
검증단 “25.5㎢까지 직접 피해”
국토부도 피해가구 급증 전망
김해·강서지역 직간접적 노출
김해공항 확장안대로 신공항이 추진될 경우 소음 피해 규모가 현재보다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다. V자 형태로 공항 활주로가 확장되면서 소음피해 지역이 넓어지는 데다, 항공수요도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김해공항 확장안의 소음 피해 규모를 가장 보수적으로 예측하는 국토교통부조차도 확장안 대로 신공항이 추진될 경우 소음도 75웨클 이상의 소음피해 지역이 20.2㎢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소음영향권(소음도 70~75웨클) 지역도 26.1㎢가 돼 총 2716가구가 소음 피해와 영향 지역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은 김해공항 확장안 추진 때 소음도 피해지역은 25.5㎢, 소음도 70~75웨클의 소음영향 지역은 34.2㎢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소음 피해와 영향 지역엔 2만 3000여 가구가 포함돼, 강서구와 김해시의 다수 주민이 신공항 소음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부산 에코델타시티 지역이 직접적으로 소음에 노출되기 때문에 공항 소음이 서부산 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김해공항 확장안에 따라 소음 피해지역에 포함되더라도, 실질적인 피해 입증이 녹록지 않아 지역 주민들이 제대로 된 배상을 받기도 쉽지 않다.
부산시 관계자는 “국토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에 따른 소음 피해 예상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건 운항 횟수와 야간 운행 빈도를 축소해 계산했고, 규제 방식도 옛날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며 “소음 문제는 김해공항 확장안의 최대 걸림돌이자 한계점”이라고 주장했다.
김백상 기자 k103@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