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판] "윤서인 비하한 독립운동가 조병진 선생 증손자입니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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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겸 유튜버 윤서인 씨 페이스북 캡처 만화가 겸 유튜버 윤서인 씨 페이스북 캡처

만화가 겸 유튜버 윤서인 씨가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독립운동가 조병진 선생의 증손자가 "정서적으로 자랑스러운 할아버지를 둔 후손으로 풍족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해 누리꾼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증손자 A 씨는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윤서인이 비하한 독립운동가 조병진 님의 손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 씨는 "증조할아버지께서는 슬하에 3남 1녀를 두었으며 지금은 네 분 모두 돌아가셨다"며 "대한민국의 서민들이라면 모두가 겪었을 일제강점기 암울하고 힘든 시기를 저희 집안도 함께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할아버지의 장남 즉 저의 할아버지는 일제 징용에 징집되어 중국 산둥성 부근에서 징집된 지 한 달도 안되어 전사하시는 슬픈 가족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에 윤서인 씨가 올린 사진은 (조) 병진 할 아버지의 따님인 시집간 저에게는 고모할머니 댁"이라고 밝혔다.

A 씨는 "할아버지가 생활하신 시골 생가는 지금 저의 어머니가 혼자 지키고 있다"라고도 했다.

A 씨는 윤서인 씨가 독립운동가를 비하한 것에 대해서는 "허름한 시골집을 가지고 그 사람의 삶을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 판단된다"며 "일제에 부역하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조그마한 힘이라도 함께 한 할아버지의 인생을 대충 살았다고 폄하한 윤서인 씨에게 묻고 싶다. '과연 잘살고 있는 친일파 후손들은 그 조상들이 자랑스러울까'라고"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할지 모르지만 그들의 가슴 한구석에는 부끄러움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꼭 그러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A 씨는 독립 후손인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3.1절이나 광복절 기념식에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초대되어 다녀오시며 자랑스러워하셨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약주 한잔하시면 독립운동을 하셨던 할아버지를 자랑하시던 아버지를 저는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이해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윤서인 씨에 향해서는 "잘못된 시선을 가진 사람들에게 말하려 한다. 독립운동을 한 할아버지나 그 후손들은 결코 이 시대를 대충 살지 않았으며, 누구보다도 열심히 이 시대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고"라고 A 씨는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비록 경제적으로 친일파 후손들보다 어려울지라도 정서적으로 자랑스러운 할아버지를 둔 후손으로 풍족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누리꾼들은 "조상님께 존경을 표한다", "증조부님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민족반역자의 관심글에 힘들어 마시라",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배우려 하고 애국을 몸소 실천하니 그것이 곧 독립운동이다", "증조부님의 희생으로 지금 우리가 이만큼 살고 있다"고 격려의 댓글을 이어나갔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 캡처

앞서, 윤 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친일파 후손과 독립운동가 후손 집을 비교한 사진을 올리며 "친일파 후손들이 저렇게 열심히 살 동안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도대체 뭐한 걸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알고 보면 1000년 전에도 소위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윤 씨의 발언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윤 씨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논란이 된 제 글은 너무 짧게 쓴 게 실수였다”며 “퍼온 사진의 양극단 이분법이 진짜로 맞는다면 친일파 후손들은 그만큼 열심히 살았다는 뜻이 되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대충 산 사람들이라는 뜻이 된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독립운동가 후손 중에도 얼마든지 부자가 있고 친일파 후손 중에도 얼마든지 가난한 자가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독립운동가를 능멸한 만화가를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윤 씨가 지난 12일 올린 페이스북 글을 언급하며 "후손들에게 변변한 유산조차 남기지 못했을 만큼 조국을 위해 모든 걸 바친 독립운동가 제위를 공개적으로 능멸한 이 상식 밖의 행위에 대해 단호히 처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해당 청원은 21일 오전 10시 50분 현재 11만7000여 명이 동의했다. 오는 2월 13일까지 20만 명이 동의할 경우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 캡처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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