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신공항은 떼놓을 수 없는 동남권 발전 원동력”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2021] 세션1:2030엑스포와 가덕신공항
3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2021‘의 첫 번째 세션에서 ‘2030부산월드엑스포와 가덕도신공항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은 유라시아 물류 거점도시로 발돋움할지, 아니면 ‘노인과 바다’라는 오명에 묻혀 뒷걸음질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 2030부산월드엑스포와 가덕신공항은 부산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원동력이다. 대전환의 기로에서 엑스포와 공항을 놓친다면 부산에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지 모른다. 수도권 일극체제로 인해 지방소멸을 걱정하는 동남권, 남부권의 여러 도시들에게도 이는 중차대한 문제다. 이러한 현실을 짚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의 전문가와 정·재계 인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일본 나고야·미국 뉴욕·두바이
엑스포 발맞춰 관문공항 탄력
유치 땐 일자리 50만 개 창출
지역 산업구조 재편 모멘텀
남부권 도시 관광효과도 기대
부산상의, 정부·시와 적극 협력
가덕신공항 예타 조사 면제
정부, 임기 내 처리 의지 확인
오성근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엑스포 유치, 선택 아닌 필수
30일 오후 열린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2021’의 첫 세션은 부산의 미래를 책임질 두 가지 큰 축인 2030부산월드엑스포와 가덕신공항을 주제로 다뤘다. 오성근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이 주제발표를 했다.
부산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나섰다. 지난 23일 박형준 부산시장이 프랑스 파리로 가서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엑스포 유치신청서를 직접 제출했다. 2023년 열리는 BIE 총회에서 경쟁국들을 따돌리고 부산이 유치에 성공하면 2030년 5월 북항 일원에서 엑스포가 개최된다. 200여 개국 5000만 명의 세계인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유발효과 43조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8조 원, 일자리 창출 50만 개 등이 예상된다.
오 위원장은 “중국 상하이 엑스포가 10조 원에 이르는 자국 내 관광객 유치 효과가 있던 점을 고려하면 부산을 포함한 남부권 도시들의 관광 효과가 클 것”이라며 “엑스포는 개최 도시의 재생을 촉진하고 지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등 단순히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막대한 효과도 일으킨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부산의 월드엑스표 유치 경쟁력은 러시아 모스크바 등 경쟁도시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우수한 경제력과 국제적 신뢰를 구축하고 월드컵과 올림픽 등 메가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어 여느 선진국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며 “부산 역시 1000만 명에 육박하는 동남권 인구를 바탕으로 공항, 철도, 항만 등 트라이포트를 갖춘 도시로서 강력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미국도 엑스포와 신공항 연계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는 막대한 생산유발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사회 재도약 모멘텀 확보 등 다양한 직접적 성과를 낼 수 있지만, 부산의 미래 성장과 직결된 가덕신공항 건립을 위해서도 반드시 선행돼야 할 과제다. 오 위원장은 “부산은 철도와 항만은 물론이고 도시 내부를 잇는 교통망도 잘 갖춰진 도시”라면서도 “현재 규모의 김해국제공항으로는 BIE 실사에서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과거 엑스포 개최 사례를 보면 엑스포와 국제공항을 연계해 추진하고, 엑스포 이후에도 공항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도시들이 많다. 2005년 일본 아이치 엑스포 개최에 맞춰 개항한 나고야 주부 국제공항이 대표적이다. 일본 정부는 엑스포 개최가 결정되자 곧바로 예산을 편성하고 공항 건설을 위한 주식회사도 설립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엑스포 개최 시기인 2005년 2월 개장한 나고야 주부 국제공항은 나고야 광역권 시민들에게 유럽·미주 노선을 제공했다. 2019년 기준으로 연간 이용객은 1300만 명에 달했고, 전 세계 비수도권 공항 가운데 가장 우수하게 운영되는 공항으로 평가받는다.
1939년과 1940년에 엑스포를 개최한 미국 뉴욕은 당시만 해도 제대로 된 공항이 없는 도시였다. 엑스포 개최 확정과 동시에 뉴욕시와 연방정부가 한 몸으로 움직여 1939년 미국의 관문 공항인 라과디아공항을 건립했다. 당시 최첨단 교통산업이었던 항공산업을 둘러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인파가 라과디아공항으로 쏟아졌고, 여기에 힘입어 엑스포도 성공적으로 열렸다.
2020년 엑스포를 개최하는 두바이 역시 기존 두바이 공항 승객 처리능력의 배 이상을 갖춘 알 막툼 국제공항을 건설했다. 엑스포 개최 부지를 알 막툼 공항 인근으로 정할 정도로 공항과 엑스포 부지의 접근성을 강조했다. 두바이는 알 막툼 공항에 4.5km 활주로를 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벨기에의 자벤텀 국제공항과 중국의 푸동 국제공항 역시 비슷한 맥락과 배경에서 탄생한 관문 공항이다. 오 위원장은 “2030부산월드엑스포와 가덕신공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남권 발전을 위한 중요한 큰 틀”이라며 “엑스포 유치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신공항 ‘예타’ 면제 현 정부 마무리”
주제발표가 끝난 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2030부산월드엑스포는 물론이고 가덕신공항, 부산지역 경제현안과 관련한 날카로운 분석이 오갔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이 토론회의 좌장을 맡았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가덕신공항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행정절차를 단축해 엑스포가 개최되기 전까지 관문공항을 반드시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최 의원은 “지난달부터 항공대학교 컨소시엄에서 진행하는 가덕신공항 사전타당성조사를 내년 3월 전에 끝마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현 정부 임기가 3개월 정도 남는데 그 안에 예타가 면제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드린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와 관련해 김부겸 국무총리를 통해 정부의 의지를 확인했고, 약속을 지키겠다는 답변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 의원은 “신공항 입지를 두고 공방을 벌이던 7~8년 전쯤 국토부가 공항의 위계를 4단계(중추·관문·거점·지방공항)에서 관문을 뺀 3단계로 재편했다”며 “정책적 의도가 있는 조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8월에 발표할 6차 공항종합계획에서는 가덕신공항의 위상을 관문공항으로 하도록 노력 중”이라며 “부산시 등 여러 기관에서 힘을 모아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은 “여태까지 모든 정권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명제를 내세웠지만 제대로 실현해 나가지 않았다”며 “GDP(국내총생산)의 절반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실에서 엑스포와 가덕신공항은 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박성훈 경제특보는 “2019년 기준으로 부산은 서비스업 비중이 전체의 73.7%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며 “저부가가치의 영세사업자들이 대부분인 것이 부산의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 특보는 “엑스포와 신공항을 통해 부산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모멘텀을 얻을 것”이라며 “바이오, 반도체 등 4차 산업혁명 선도 업종은 글로벌한 공항을 보유한 도시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상공회의소 이영활 상근부회장은 “엑스포의 중심에는 언제나 기업이 있다는 문구가 가슴에 와닿았다”며 “엑스포 유치에서부터 개최, 이후의 기대효과 등을 극대화하려면 기업이 기폭제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정부, 부산시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