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림서 숨 쉬고 해지개다리서 바다 위 걷고…고성 여름 휴가지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슬기로운 경남 피서 생활


장산숲 짙은 녹음이 블루스크린에 지친 눈을 쉬게 해주고, 고성읍을 굽어보는 남산공원 남산정 야경이 아름답다(위에서부터). 고성군 제공 장산숲 짙은 녹음이 블루스크린에 지친 눈을 쉬게 해주고, 고성읍을 굽어보는 남산공원 남산정 야경이 아름답다(위에서부터). 고성군 제공


번잡한 도심, 북적이는 인파를 벗어나 초록의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고성을 찾으면 된다. 푸른 숲과 시원한 계곡, 그리고 쪽빛 바다와 다양한 축제에 먹거리까지, 피서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갖췄다.

마암면사무소를 기준으로 개천 방향으로 3분 정도를 달리다 보면 왼편으로 장산숲과 마주한다. 장산숲은 약 600년 전 조선 태조 때 호은 허기 선생이 마을에 바다가 비치면 좋지 않다는 풍수지리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느티나무, 서어나무 등 다양한 수종 약 250여 그루로 조성한 숲이라고 전해진다.

갈모봉 산림욕장도 눈여겨 볼만한다. 축구경기장 100개를 합친 면적에 수령 30~50년 편백, 삼나무, 졸참나무, 곰솔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룬다. 산책로를 걸으며 편백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안성맞춤이다. 다양한 코스로 이뤄진 등산로와 편의시설도 두루 갖췄다

남산공원은 고성읍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명소다. 오토캠핑장도 있는데 총면적 8365㎡에 텐트 사이트와 카라반, 글램핑 시설이 준비돼 있다. 캠핑장 앞에 탁 트인 바다 풍경이 멋스럽다. 캠핑장과 이어진 해안가에는 밤이 더 아름다운 해안 둘레길이 있다. 이 길은 해지개다리, 구선창마을을 잇는 1.4km다. 잔잔히 들려오는 파도 소리에 바다 위를 걷는 듯하다. 둘레길을 걷다 만나는 해지개다리는 폭 3.5m 길이 209m다. 자연 속 거대한 호수 같은 절경에 해지는 모습은 놓치면 후회한다. 형형색색 아름다운 빛으로 밤 풍경을 더욱 운치 있게 만든다.

올여름 ‘인생샷’이 필요하다면 소가야를 대표하는 문화재(사적 제119호) 고성읍 송학동고분군으로 가면 된다. 눈부시도록 파란 하늘과 청초한 녹색 잔디가 어우러져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인생 사진이 완성된다. 고분군 옆에는 고성박물관이 있다.

아이들과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8월 1일과 2일 열리는 영현면 ‘촌스런 축제’를 추천한다. 고향의 정취와 시골의 꾸밈없는 촌스러움을 즐길 수 있는 축제다. 나무 그늘에서 쉬다 영천강에 몸을 던지는 어릴 적 순수함으로 자연과 함께 힐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수예술단체 문화공연, 다슬기 잡기, 민물고기 잡기, 떡메 체험,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도 운영한다.

고성 여름나기의 마침표는 갯장어(하모)다. 여름철 최고 횟감으로 손꼽히는 갯장어는 5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경남과 전남 앞바다에서 잡히는데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삼산면 두포리 자란만 해역에서 잡히는 것을 최고로 친다. 알을 품어 육질이 퍼석해지는 이맘때 생선과 달리 하모는 오히려 육질이 쫄깃하다. 회는 소복이 쌓인 눈처럼 하얗게 담아낸 살점에 채를 썬 각종 야채를 얹고 빨간 초고추장과 콩가루를 솔솔 뿌린 뒤 적당히 비벼 한입에 머금는 게 정석이다. 구이나 뜨거운 육수에 데쳐 먹는 샤부샤부도 일품이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