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카페’ 제작 김희영 대표 “그들만의 리그 없는 OTT시장… 부산 제작사엔 오히려 기회”
“OTT 시장의 폭발을 체감합니다. 전통적인 영화시장은 그들만의 리그가 있지만, 아직 OTT는 없기 때문에 소규모 독립제작사가 대부분인 부산 제작사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부산 제작사가 기획하고 부산에서 촬영한 웹드라마 ‘심야카페’ 시리즈를 성공시킨 케이드래곤 김희영(사진·51)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부산 출신인 김 대표는 원래 서울에서 콘텐츠 기획, 해외 배급과 제작 관련 일을 하다가 부산으로 돌아와 제작사 케이드래곤을 3년 째 운영하고 있다.
부산영상위 지원금 턱없이 적어
지역제작사 로케이션 지원 절실
지난해 부산 산복도로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드라마 ‘심야카페’ 시즌 1을 MBC 심야 시간대 방영한 이후 OTT 플랫폼에서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올해는 ‘심야카페’ 시즌 2와 3을 OTT를 통해 잇달아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김 대표는 “‘심야카페’의 경우 중화권을 제외하고 미국, 유럽, 인도 등 해외 OTT에 투자자 원금을 회수해 줄 만큼 판매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편당 제작비 1억 5000만 원~2억 원 상당의 ‘심야카페’가 부산에서 만들어진 원동력 중 하나가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부산영상위원회의 제작비 지원이다.
그는 “지난해 ‘심야카페’ 시즌 2와 3을 제작하면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을 통해 1억 4000만 원, 부산영상위원회를 통해 3000만 원을 각각 지원받았다”면서 “지원금을 종잣돈으로 다른 투자사의 투자를 받고 자체 투자비용으로 작품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심야카페’는 케이드래곤의 대표적인 콘텐츠가 됐다. ‘심야카페’ 후속 시리즈를 9월 촬영 예정이고, ‘심야카페 외전’도 준비 중이다. ‘심야카페’는 케이드래곤이 만든 오리지널 웹드라마로 최근에는 ‘심야카페’ 웹툰 제작 계약도 체결했다. 그는 “‘마왕의 딸로 태어났습니다’라는 카카오페이지 웹툰을 배출한 부산 웹툰 제작사와 계약했다”고 말했다.
보통은 소설과 웹툰의 지적재산권(IP) 거래를 통해 영상화되는 사례가 많았다면, 이제는 영상물 IP가 웹툰화되는 사례가 됐다. 그만큼 콘텐츠 산업이 IP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김 대표는 “OTT 콘텐츠가 폭발하면서 배우 몸값이 올라가고 캐스팅도 쉽지 않아 OTT 시장의 성장세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따끔한 충고도 했다. 그는 “부산영상위원회 지원금 3000만 원은 턱없이 적은 수준이라 제작비 조달에 애를 먹었다”면서 “부산 지역 제작사를 대상으로 하는 제작 지원금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대신 중간 평가를 철저히 하고, 부산 제작사 대상의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을 해 주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