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 개발 사업, 체류형 관광 이끌 명소 될까 ‘주목’… 스노우캐슬에도 ‘눈길’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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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개발 사업 어떻게 진행되나

부산 황령산 정상에 도시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봉수전망대 조성 사업이 추진된다. 전망대가 들어설 황령산에서 바라본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모습.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부산 황령산 정상에 도시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봉수전망대 조성 사업이 추진된다. 전망대가 들어설 황령산에서 바라본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모습.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부산시와 대원플러스그룹이 황령산유원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민간사업자의 개발 제안에 부산시가 업무협약까지 맺으며 장기 표류과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줬다. 숱하게 지적됐던 환경훼손과 난개발 우려를 딛고 부산의 관광 랜드마크를 구축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부산시 ‘표류과제 적극 해결’ 의지

스노우캐슬 활용 방안 관심 집중

도심형 관광휴양시설 조성 유력

환경훼손 논란 해결 여전히 과제

■전망대 건립 마침표 찍나

부산 도심에 자리잡은 황령산 봉수대는 시민 휴식공간은 물론 관광명소로서 잠재력이 아주 뛰어나다. 그 때문에 봉수대에 전망대를 지어 관광자원화하려는 시도는 과거부터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번번이 환경훼손 논란이 불거졌고 마땅한 민간사업자도 찾지 못했다.

부산시는 아시안게임 개최 이후 포스트아시아드 사업의 일환으로 황령산에 전망타워를 짓는 ‘아시아드 타워 개발’을 2004년 발표했지만 무산됐다. 2012년에도 케이블카와 전망대를 조성하는 황령산 관광개발계획을 발표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2015년에는 부산시 주도로 소규모 전망덱과 쉼터를 설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원플러스그룹은 2018년부터 황령산 봉수전망대와 관련한 기본 설계와 사업부지 매입 등을 진행해 왔다. 현재 봉수전망대 사업부지는 모두 대원플러스그룹이 매입한 상태다.

부산시는 올해 5월 부산시의회를 비롯한 정치권과 부산지역 장기 표류과제 해결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대표적인 표류과제인 황령산 유원지개발도 탄력을 받으면서 대원플러스그룹도 개발계획을 공식적으로 부산시에 접수시켰다. 이날 체결된 업무협약에는 부산시가 봉수전망대 건립을 행정적으로 적극 지원하고 시민 공감대를 모으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산시 공원운영과 관계자는 “사업부지가 유원지 용도로 적절히 개발되는지 등을 도시계획 차원에서 들여다 보겠다”면서도 “흉물로 방치됐던 황령산유원지를 관광 목적으로 활성화하는 데 부산시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부산시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대원플러스그룹 최삼섭 회장이 황령산 유원지 조성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산시 제공 19일 부산시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대원플러스그룹 최삼섭 회장이 황령산 유원지 조성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산시 제공

■체류형 관광 유도할 킬러 콘텐츠

업체 측은 황령산 봉수전망대가 세계 3대 야경 명소로 손꼽히는 나폴리(이탈리아), 홍콩, 하코다테(일본)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최고 높이(500m)의 전망대인 데다 산과 바다,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명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 남산을 찾는 이들은 연간 1052만 명에 달하지만, 부산 황령산은 88만 명에 불과하다. 업체 측은 이를 전망대 등 관광 랜드마크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황령산 봉수전망대가 완성되면 국내외 관광객 50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시 역시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가덕신공항 건설, 국제관광도시 선정 등 굵직한 현안을 마주한 터라 황령산 봉수전망대가 관광 랜드마크로서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부산의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외부인이 부산하면 떠올리는 관광 콘텐츠는 해운대 바닷가나 돼지국밥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며 “체류형 관광이 가능한 킬러콘텐츠로 자리매김한다면 부산은 진정한 관광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우캐슬은 ‘관광휴양시설’로

대원플러스그룹은 황령산 봉수전망대 조성계획을 부산시에 제출했지만, 또 다른 축인 스노우캐슬 활용 방안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1조 2000억 원의 전체 사업비 가운데 봉수전망대에는 2000억 원이 투입되고 스노우캐슬에는 1조 원이 들어가는 만큼 스노우캐슬 활용 방안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기존 스노우캐슬 건물이 13년 간 방치됐던 터라 현재 리모델링은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어야 하는데, 업체 측은 ‘도심형 관광휴양시설’로 조성하기 위해 새로운 설계안을 확정한 상태라고 전했다. 대원플러스그룹 관계자는 “수분양자 보상 합의 등 스노우캐슬 정상화에 걸림돌이었던 난제들을 하나하나 해결 중”이라며 “황령산이 전망대와 도심형 관광휴양시설이라는 두 축을 갖춘다면 아시아 최고의 관광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사회와의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 황령산유원지 개발과 관련된 계획이 무산된 가장 큰 이유가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였기 때문이다. 인피니티 풀 등을 갖춘 숙박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면 환경단체의 반발은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보존돼야 마땅한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특정업체에 허용하면서 시민사회와 어떠한 소통도 없었다”며 “성명 발표와 규탄 집회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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