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훼손자 절반, 이미 이상 징후 보였다
김영배 의원, 법무부 자료 분석
전자발찌 훼손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이 구속된 가운데, 전자발찌 훼손자 절반 이상이 이전에 준수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발찌 훼손 전까지 외출제한 위반 등을 어기면서 훼손의 징조를 보였다는 것이다. 강윤성도 전자발찌 훼손 전에 이미 두 차례 외출제한 관련 준수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영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전자발찌를 훼손한 26명 중 14명(54%)이 준수사항을 반복해서 위반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준수사항이란 전자장치 효용 유지, 외출제한 준수, 주거제한 준수 등이다. 이러한 사항들은 판결에 따라 정해진다.
최근 2년간 훼손자 26명 중 14명
준수사항 위반 반복해 훼손 징조
전체 착용자 중엔 0.15%만 훼손
위반자 집중 관리해 재범 막아야
전체 전자발찌 착용자 대비 훼손비율은 지난해는 0.2%, 올해(8월 기준)는 0.15%로 매우 적은 수준이나, 훼손자의 절반 가량이 준수사항을 위반한 셈이다. 지난해 전자발찌 훼손자 13명 중 8명(61.5%)이, 올해(8월 기준)는 13명 중 6명(46.1%)이 준수사항을 위반했다. 위반 사항으로는 전자발찌가 켜진 채로 유지하지 않거나, 음주, 재범, 감독에 불응 등이 있었다. 앞서 부산에서도 5월 12일 오전 6시 10분께 부산 동래구에서 20대 남성이 전자발찌를 찬 채 자기 집에서 100m가량 떨어진 원룸에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했다. 또한 성범죄를 저지르고 달아나는 과정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했다.
전자발찌 착용자가 늘면서 전자발찌를 훼손하는 등의 준수사항 위반 건수는 매년 늘고 있다. 2016년 1만 740건이었던 위반 건수는 지난해 1만 2452건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전자발찌 착용자를 감시하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내용에 따르면 현재 전담감독관 1인당 전자감독 대상자 18명을 관리하고 있다. 미국(5~10명), 영국(9명), 스웨덴(5명) 등 해외와 현저히 차이가 난다.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신속한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무부는 234명의 특별사법경찰이 필요하고, 이중 자체 인력조정으로 확보 가능한 66명 이외에 168명을 충원해야 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전자발찌 착용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선 준수사항 위반을 제대로 감시할 인력을 충원하고 준수사항 위반 경력이 있는 이들을 따로 분류해 집중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강윤성 사건과 같이 전자발찌 착용자가 장치를 훼손하려 하거나 이상행동을 보이면 보호관찰관이 주거지에 진입해 점검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강 씨가 ‘야간 외출제한명령’을 어겨 경찰이 강 씨 자택을 방문했을 때, 첫 피해자가 이미 사망한 상태로 있었으나 수색영장이 없어 주거지에 들어가지 못했다. 법적 근거가 없어 범행 파악이 늦어졌다는 지적이 높았다.
김 의원은 “전자발찌 부착자의 교도소 수감 중 특이사항에 대해 작성된 보고서를 토대로 위험군을 분류해 효율적인 관리를 해야한다”며 “그밖에도 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알림 요청 시 전자발찌 피부착자가 접근했을 때 경고 문자를 받아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