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구민 목소리 반영” 기대 속 “구청장 결정 합리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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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구 민관협치 조례 제정

부산 부산진구청과 부산진구의회가 부산 16개 구·군 중 최초로 구민의 참여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협치 조례’를 제정했다. 구민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별도의 추진단(의결 기구)을 만들어 구청 정책 결정에까지 참여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구민의 정책 참여 기회를 대폭 강화했다는 점에선 호평을 받지만, 추진단이 구청장의 의사결정 합리화 기구 또는 지역 유지로 구성된 정치적 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5일 부산진구청에 따르면, 구청과 부산진구의회는 최근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민관협치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공포했다. 부산 16개 구·군 중 이 같은 조례가 제정된 기초지자체는 부산진구가 처음이다.

정책 결정에 주민 참여 제도화
의회 역할과 겹쳐 ‘옥상옥’ 논란


조례는 부산진구민의 정책 참여 권리와 의무, 구청장의 책무, 부산진 동행추진단의 설치, 민관협치 활성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구는 이 조례에 따라 내년부터 구민과 시민단체 등 관계자 중에서 위원들을 뽑아 독자적인 의결 기구이자 위원회 성격인 ‘부산진 동행추진단’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주민들이 주축이 된 추진단은 지역 목소리를 담은 문제 제기는 물론 구청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학계 교수 등 전문가로 꾸려지는 위원회가 아닌, 실제 지역민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추진단의 권한 범위와 운영 방식, 위원 선정 등은 구청이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진구청과 구의회가 민관 협치 조례를 제정해 구민 정책 참여와 구민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점에선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부작용을 우려하는 지역 사회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옥상옥’ 구조이다. 주민을 대표하는 구의회가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추진단이 별도로 운영될 경우 신속한 정책 결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역민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추진단 위원으로 선정되는 만큼 정치적 성향을 띤 지역 조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진단 위원들에 대한 감시와 견제 문제도 숙제로 남아있다.

부산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 박충훈 연구위원은 “반영되지 않았던 구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지만, 추진단이 특정 성향을 띤 구청장의 의사결정 합리화 기구 또는 형식에 그치는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추진단 위원 선정과 역할 범위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 측은 세부적인 구체적인 추진단 운영 방침을 세워 부작용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진구청 이영주 행정계장은 “추진단 구성과 운영 방식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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