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동생 수주 특혜 의혹 고성군, 감사원 감사 청구
경남 고성군이 백두현 군수 친동생이 각종 관급공사 수주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한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논쟁에 군수 스스로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초유의 의원직 자진사퇴에, 삭발 시위까지 불러온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고성군은 백 군수 동생과 체결한 수의계약 건에 대해 감사원 공익감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감사 청구인은 고성군, 대상은 백 군수 동생이 대표로 있는 건설업체와 체결한 수의계약 전반이다. 군은 16일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백두현 군수 취임 후 동생 건설사 특혜”
배상길 군의원 사퇴서 내고 천막 농성
군청, 수의계약 현황 공개하며 해명
배 의원 삭발·단식에 결국 “정면 돌파”
앞서 배상길 군의원은 해당 건설사가 백 군수 취임 이후 고성군과 수주계약 건수가 크게 늘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군수 취임 전 6건에 불과했던 수의계약 건수가 2018년 16건, 2019년 29건, 2020년 27건으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군의회는 곧장 특혜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배 의원은 특위 활동과 관련해 “조사를 할수록 살아있는 권력의 조직적이고 은밀한 움직임을 몸으로 느껴 두렵다. 자체 행정감사에 한계와 역부족을 느낀다”며 감사원 감사를 제안했다. 그리곤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군수 퇴진을 요구하는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반면, 집행부는 민선 7기 출범 이후 체결된 모든 ‘1인 견적 수의계약’ 현황을 공개하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 자료를 보면 백 군수 동생 업체는 최근 5년간 60건, 9억 7000여만 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상위 50개 업체 중 25번째다. 1위는 (주)가야건설로 160건 24억 8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군은 “수의계약과 관련해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투명하게 지역업체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혜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논쟁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삭발 후 단식 투쟁을 시작한 배 의원은 검찰과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결국 감사원도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최근 고성군 계약부서에 군 발주 공사 계약현황과 등록 사업체 그리고 백 군수와 군의원 11명에 대한 직계존비속 재산과 직업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감사 착수 직전 단계로 언론 보도를 통해 인지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 제출 기한은 오는 18일까지다.
현행 지방계약법에는 선출직 공직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 운영하는 업체는 입찰을 통한 것 외 수의계약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형제·자매는 제재 대상에서 빠져있다. 감사원이 자체 감사에 착수해도 정작 의혹의 핵심인 백 군수 동생 업체는 배제돼 논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고성군이 업체를 특정해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이유다. 이날 간부회의에서 이를 직접 지시한 백두현 군수는 “더는 불필요한 논쟁이 없도록 한 점 의혹이 없어야 한다”면서 “감사원 감사 결과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행정과 의회 간 갈등으로 군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군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민생에 집중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