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총괄선대위원장 김종인 유력… PK 고민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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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선거대책위원회의 ‘원 톱’ 총괄선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임명이 유력해지면서 부산·울산·경남(PK)을 비롯한 비수도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그 동안 보여 왔던 수도권 중심주의적 사고와 지역균형발전·지방분권 이슈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이번 대선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선거의 달인’으로 통하는 김 전 위원장은 통합당 ‘전권’을 맡았던 지난해와 올해 초 지역 문제에 대해서는 극히 무관심한 모습으로 수차례 지역민들의 반발에 부딪친 바 있다.

김, 지역균형발전·분권 ‘부정적’
여권 ‘행정수도 완성론’에 반대
가덕신공항 문제 “모른다” 언급
이준석·윤석열도 지역 이슈 미숙
이재명, 메가시티 정책 추진 등
지역 문제서 윤 후보와 차별화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7월 부동산 문제로 곤욕을 치르던 여권이 ‘행정수도 완성론’을 들고 나왔을 때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안보적 심리까지 정부가 과연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한 것은 물론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수도권 인구 과밀을 해소하는 데 아무런 효력을 내지 못한 게 오늘의 현실”이라고 균형발전 정책의 실효성 자체를 부정했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 “야당도 지방소멸 문제는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고언이 잇따랐지만, 김 전 위원장은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관련 논의 자체를 막았다. 급기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지난해 10월 부산을 찾았을 때에는 지역의 최대 관심사인 가덕신공항 문제에 대해 “잘 모른다”며 대수롭지 않게 언급했다가 지역 민심이 험악해지자 부랴부랴 재방문해 ‘한·일 해저터널 건설’이라는 급조된 공약으로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을 ‘정치적 스승’으로 떠받드는 이준석 대표 역시 중앙 정치권 이슈에는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지역 이슈에 대한 숙지가 덜 돼 있다는 인상을 줘 왔다. 단적으로 이 대표는 얼마 전 여야 합의로 특별법이 통과돼 사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가덕신공항의 ‘재검토’를 섣불리 언급했다가 “지역 문제에 무지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윤 후보 역시 그동안의 활동 영역이 ‘수도권’, ‘검찰’로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제 1야당 대선 후보의 관심 목록에서 ‘지역’이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지난 주말 PK를 시작으로 지역 순회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부울경 ‘매타버스’에서 현장 목소리 들어보니 지방소멸에 대한 우려, 암울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메가시티 정책, 지역균형발전 뉴딜, 공공기관 이전 등을 신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등 지역 문제에서 윤 후보와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윤 후보는 15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열린 김 전 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진영에 관계없이 어느 정당이나 자기들이 일탈을 하고 궤도에서 벗어나 당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할 때 늘 김 박사님을 소방수로 모셔 왔다”며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계기가 있으면 도와줄 수도 있고 그런 것”이라며 특유의 모호한 답변을 했지만, 당내에서는 총괄선대위원장 합류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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