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 개인정보 토대로 25억 투자 사기 일당 적발
20~30대 여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이른바 ‘맘카페’와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유명 SNS 서비스를 악용해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맘카페 등에 노출돼 있는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토대로 수백 명의 여성들로부터 20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5일 가상자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 총책 A(24) 씨 등 주범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범인 자금 세탁책 B(26) 씨 등 4명을 형사 입건하고, 해외 도피 중인 일당 2명에 대해 인터폴에 국제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A 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올 6월까지 20~30대 여성에게 접근해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인 뒤 투자금만 챙겨 달아나는 수법으로 총 676명으로부터 25억 원을 가로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와 B 씨 등은 국내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내 여성들이 많이 가입해 있는 맘카페에서 범행 대상자를 물색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도 이들의 범행 대상이 됐다. A 씨 등은 페이스북에 ‘1시간이면 50만 원 부업’ 등의 내용이 입력된 유료 광고를 게시했다. 인스타그램, 네이버 밴드 등에는 가짜 투자 전문가 프로필 등을 게시해 이용자들을 끌어들였다.
이들은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광고 등을 누르면 자신들이 개설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자동 초대되도록 유인했다. 이후 ‘가상자산 등 재테크 투자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가짜 투자 사이트 가입을 유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이 같은 수법으로 한 명당 10만 원에서 최고 8000만 원까지 돈을 끌어들였다. 전체 피해자 중 86%가 여성이었다.
김한수 기자 hang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