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봉합’ 얻은 것과 잃은 것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3일 ‘울산 담판’으로 위기를 벗어났지만, 두 사람의 정치적 득실에 대한 여의도 정가의 평가는 엇갈린다.

윤 후보는 5일 페이스북 글에서 “가끔은 시간도 일을 한다. 저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른 길을 위해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리는 것, 그것이 저의 리더십”이라고 밝혔다. 이번 담판 결과에 대해 “윤 후보의 백기투항”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리더십”이라는 여권과 야당 지지층 일부의 비난에 대한 항변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의 표현대로 선대위 인선을 둘러싼 이번 신경전이 제1야당 대표의 잠적이라는 이례적인 양상으로 표출되기는 했지만, 윤 후보가 결국 한발 물러서는 결단을 통해 갈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윤 후보의 정치력을 새삼 평가하는 분위기도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극보수들이 윤 후보가 굴복했다고 주장하나, 내용을 뜯어보면 상대의 요구를 적절히 수용하면서 결국 자기 주장을 관철시킨 것”이라며 “김종인 영입, 이준석 포용으로 정치력은 입증했다”고 호평했다.

반면 윤 후보가 ‘상왕’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홀로서기를 시도하다 결국 김종인·이준석에 밀렸다며 정치 초보의 리더십 한계를 노출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보수 강성’인 전여옥 전 의원은 울산 담판에 대해 “‘김종인 아바타’ 이준석과 윤석열의 담판이었다”며 “한마디로 미봉책”이라고 혹평했다.

이 대표의 경우,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해 자기 주장을 관철시켰다는 점에서 동물적인 정치 감각을 재차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제1야당 대표가 당내 갈등을 SNS 등을 통해 거리낌 없이 표출하고 당무 거부라는 수단을 동원해 대선 후보에게 부담을 준 데 대해 ‘지나치게 가볍다’는 비판이 있다. 전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