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기대하세요” 부산 기초단체장 도전장 낸 ‘당찬 신인들’
내년 지방선거는 ‘신인들의 무덤’으로 통한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대민 접촉이 제한돼 있는 데다 여야 지도부가 기성 정치권에 유리한 공천룰을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그런데도 지방선거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신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선출직 출마 경험은 전무하지만 부산시 고위직을 지내거나 기업을 운영하고, 각종 사회단체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지방의회 출신들이 장악한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에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이들 ‘만만찮은 신인들’의 도전에 기대감이 고조되는 이유다.
지방선거 신인 불리 기류 속
출마 경험 없지만 전문성 갖춘
시 고위직·기업가 출신 등 신인
패기·실무 경험 살려 돌풍 예고
기장 추연길·정진백, 영도 김기재
북구 오태원·강서 김형찬 등 거론
전체 16개의 부산 기초단체 중 8개를 확보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선 신인들이 취약한 편이다. 그나마 일부 지역에선 지방의원 출신들이 출마를 저울질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직 군수가 무소속인 기장에선 2명의 민주당 소속 ‘거물급 신인들’이 1장의 공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합 중이다. 추연길 전 부산시설공단 이사장과 정진백 부산여성가족개발원 경영지원실장이 그들이다. 추 전 이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항만물류와 도시계획 행정의 전문가이고, 정 실장은 금융과 실물경제 분야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았다. 이곳에 지방의원 출신들이 많은 국민의힘과 대조적이다.
다른 지역에선 국민의힘 소속 신인들이 대부분이다. 영도에선 기업가로 성공한 뒤 이곳에서 체육회와 새마을운동, 민주평통 등에서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해 온 김기재 영도체육회 부회장이 주목된다. 그는 “영도를 그리스 산토리니와 같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를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동구에선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 스포터즈’ 공동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강철호 부산상의 부회장이 일찌감치 표밭을 누비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부품 수출업체 (주)대헌 대표이사인 강 회장은 다년간의 부산상의 활동으로 각계각층에 두터운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게 장점이다.
북구에선 건축사인 오태원 북구체육회장이 맹활약 중이다. 구포초등학교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오 회장은 7일 윤석열 대선후보의 보좌역으로 선임된 박민식 전 의원과 친분이 두텁다. 그는 “오랫동안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해 온 경험을 살려 북구를 살맛 나는 고장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성수 전 해운대경찰서장도 주목되는 인물이다. 해운대에는 민주당 현직 지자체장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 홍순헌 구청장이 버티고 있고, 최준식·강무길·정성철·김진영 씨 등 지방의원 출신들과 당내 공천경쟁을 벌여야 하지만 김 전 서장은 경찰대 출신답게 자신감이 넘친다.
강서구청장 선거에 도전하는 김형찬 전 부산시 건축주택국장은 정년을 7년 앞두고 공직을 그만둘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 그는 도시균형개발국장 재임 당시 강서 도시계획의 밑그림을 그렸다고 자부할 만큼 이곳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그는 “정통 기술관료 출신으로 패기와 검증된 능력으로 강서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인 김도읍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현재 에어부산 전략커뮤니케이션 실장을 맡고 있는 기남형 씨도 출마 제의를 받고 고민 중이다. 민주당에선 노기태 현 청장에 맞서 신진구 전 대외협력보좌관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오랫동안 언론계에 몸담아 온 김병근 전 KNN 사장은 남구청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고, 수산업계에 종사하면서 지역사회 공헌도가 높은 오성환 서구미래연구원장은 서구청장에 도전할 뜻을 비추고 있다. 금정에선 금정농협조합장에 5번 당선된 송영조 씨가 출마 제의를 받고 있지만 본인은 농협중앙회장을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