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가상화폐 월급
월급으로 가상화폐를 받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가상화폐의 등락에 울고 웃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미국 미디어 블룸버그는 “지난 주말 사이 비트코인 가격이 무려 20% 이상 급락하면서 비트코인을 월급으로 받는 사람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하락해 하루 만에 월급의 20%가 날아간 셈이다.
미국에서는 대도시 시장을 비롯해 스포츠 스타들까지 가상화폐로 급여를 받겠다고 밝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당선 직후 첫 3개월 급여를 전액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밝혔고, 프랜시스 수아레스 마이애미 시장 역시 다음 달 급여를 100%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전했다. 수아레스 시장은 4000명이 넘는 직원들에게도 가상화폐로 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급여는 스포츠계까지 퍼졌다. 지난달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오델 베컴 주니어는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받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면서 “연봉 약 9억 원을 전액 비트코인으로 지급받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NFL 그린 베이 패커스의 간판선수인 아론 로저스도 급여의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 가상화폐 급여로 대박을 터트린 유명한 인물이 있다. 그의 이름은 올라프 칼슨 위로 9년 전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 베이스의 초창기 창립멤버였다.
코인 베이스 입사 후 고객 지원 업무를 담당하며 관리부장의 자리까지 오르게 됐는데, 그의 초봉은 약 6000만 원. 그는 이 돈을 모두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수령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1만 3000원가량이었다. 알려진 것처럼 이후 가상화폐 가격이 폭등해 개당 수천만 원에 달하게 되었고 그야말로 인생 역전의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한국에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뜨겁다. 이들은 가상화폐로 월급을 받는 것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한다. 어차피 월급 들어오면 가상화폐를 사는데 아예 처음부터 가상화폐로 주면 귀찮은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예처럼 하루 만에 월급 20%를 날릴 수 있는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디지털 통화수단으로만 월급을 받는 건 아직은 위험 요소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효정 라이프부장 tere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