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 징용 문제 등을 비교적 제대로 설명한 교과서가 내년 일본 고교 역사 수업에서 가장 많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치권과 정부가 한반도 민중에게 자행한 일제의 가혹 행위를 축소·은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고 압력을 가했지만, 교육 현장이 꼭 권력의 입맛대로 움직인 것은 아닌 셈이다.

문부성 ‘2022학년도 수요 조사’
야마카와 출판사 등 3종 41.7%
일제 가해행위 기술, 비교적 정확
우익성향 교과서는 0.5% 최하위

일본 문부과학성이 집계한 일본 고등학교 2022학년도(2022년 4월~2023년 3월) 교과서 수요에 따르면, 내년에 신설되는 ‘역사총합’ 과목에서는 야마카와(山川)출판사가 만든 ‘역사총합 근대로부터 현대로’가 점유율 21.2％로 가장 많았다. 역시 야마카와의 ‘현대의 역사총합 보다·해독하다·생각하다’가 점유율 13.9％로 3위였고 같은 출판사의 ‘우리들의 역사, 일본으로부터 세계로’가 6.6％로 6위였다. 역사총합 과목에서 야마카와의 3가지 교과서가 합계 점유율 41.7％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학생과 교사 등 약 33만 명이 내년 역사 수업에서 야마카와 교과서를 사용하게 된다.

이들 교재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이나 노무 동원 등 일제의 가해 행위를 비교적 명확하게 기술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예를 들어 ‘역사총합 근대로부터 현대로’는 “각지의 전장에는 위안소가 설치돼 일본이나 조선, 대만, 점령지의 여성이 위안부로 모집됐다. 강제되거나 속아서 연행된 예도 있다”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 설명했다.

반면, 메이세이샤의 우익성향 교과서 ‘우리들의 역사총합’은 점유율이 0.5％로 최하위였다.

우익단체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구성원이 쓴 지유샤의 중학교 사회(역사적 분야) 교과서도 수요 약 112만 부 중 435부(점유율 0.0％)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