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양특별자치시 부산' 올 대선서 청사진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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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 등 부산지역 시민단체가 23일 “부산을 동북아해양수도 해양특별자치시로 지정하고, 해양자치권을 부산으로 이양해 해양수도 부산을 살려야 한다”는 내용의 ‘부산 해양 관련 8대 대선공약채택 제안서’를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시민모임은 정부 산하기관인 부산항만공사(BPA)를 자율적인 주식회사형 공기업으로 바꿔 세계 7위 부산항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업무, 상업 등 경제 공간이 집중된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을 조기에 완공하고, 해외기업 유치를 위해 규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민단체, 대선공약 정책 제안서 채택
권한 이양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해야

시민모임은 제안서에서 KDB산업은행과 수협은행 등 해양·조선·수산과 연관 있는 금융기관의 부산 이전, 남·북극항로 전초기지로 부산 지정·육성, 조선산업 R&D 클러스터 센터와 해사법원 부산 설립 등도 대선 공약에 반영하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해양 관련 기능의 집적화와 권한 이양을 통해 부산을 해양허브로 조성해 달라는 시민단체의 절박한 심정을 대선 후보가 수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실제로 부산은 바다에 유람선 한 척을 띄우려고 해도 일일이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할 정도로 해양 관련 자치 권한이 전무한 실정이다. 해양산업의 부산 특화를 통해 지역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 공멸의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해양 관련 중앙권한을 이양해 부산을 해양특별자치시로 지정하는 것은 지역 산업계의 절실한 바람이자 명분과 필요성이 분명한 사안이다. 시대적 요구인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에도 바람직하다. 그동안 허울에 불과했던 ‘해양수도 부산’ 상황에 종지부를 찍고,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특별시로 발돋움시키려면 해양 분야에 고도의 자치권 확보 정책을 대선 공약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국가경쟁력을 고민하고, 바다에서 미래지향적인 전략을 찾으려는 대선 후보라면 당연히 ‘해양특별자치시 부산’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부산시도 시민단체의 제안서가 후보들의 대선 공약에 반영되고,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되도록 치밀하게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여야 대선후보 캠프 등 정치권은 물론이고 시민사회단체, 학계, 상공계와도 긴밀하게 협의하고, 네트워크를 모두 활용해야 한다. 부산 시민 모두가 응원을 보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해양특별자치시가 되면 부산항과 도시가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오는 3월 대선이 부산과 대한민국 해양산업 발전의 대전환점이 되도록 범시민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 부산이 해양의 중심이 되는 게 해양강국, 국가균형발전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대선 후보들의 적극적인 공약 채택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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