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직원은 줄이고 임원은 늘리고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의 지난해 정규직 채용이 2019년과 비교해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공공기관의 경영정보 공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공기업(시장형·준시장형) 35곳의 정규직 채용은 5917명에 그쳤다. 2019년 1만 1238명과 비교하면 47.3% 줄어든 것이다. 해산된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제외하고 공기업 35곳 중 23곳에서 신규 채용이 감소했다.
35곳 지난해 5917명 채용 그쳐
2년 전 1만 1238명보다 47% 감소
다수 공기업들 임원은 되레 늘어
채용 인원을 가장 많이 줄인 공기업은 한국마사회와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다. 경마 중단으로 큰 위기를 맞았던 한국마사회는 2019년 일반 정규직 41명을 채용했으나, 2020년에 1명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신규 채용이 전무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임원 수는 대폭 늘어나 눈총을 받았다. 마사회 상임 임원 채용은 45명에서 91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강원랜드와 그랜드코리아레저 역시 일반 정규직 신규 채용이 154명, 58명에서 각각 3명으로 급감했으나 임원은 두곳 모두 4명씩 추가 선임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정규직 신규 채용이 2019년 664명에서 지난해에는 17명에 그쳤다. 하지만 LH의 상임 임원은 3명에서 6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한국남동발전(27.4%), 한국전력기술(4.8%), 한국동서발전(4.4%), 한국수력원자력(1.1%) 등 4개사는 정규직 신규 채용이 늘었다. 정규직 신규 채용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공기업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 2019년 46명에서 지난해 82명으로 78.3% 늘었다.
리더스인덱스는 “현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면서 공기업 채용이 증가하다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연속 급감했다”며 “반면 정권 말기에 임기가 보장된 상임 임원 인사는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