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다양했던 근대미술 ‘꽃피는 부산항’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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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에 핀 예술의 꽃, 부산 근대미술을 소개하는 전시가 돌아왔다.

기획전 ‘꽃피는 부산항9전’은 부산 수영구 민락동 미광화랑에서 3월 10일까지 이어진다. 미광화랑의 시리즈 기획전인 ‘꽃피는 부산항’은 2009년 화랑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로 처음 열렸다. 부산·경남의 향토 작가 작품을 소개하는 이 전시는 13년 동안 이어졌고, 올해 아홉 번째를 맞이했다.

미광화랑서 내달 10일까지 전시
부산 미술 대표작 한자리서 감상

‘꽃피는 부산항9전’에서는 김영덕, 김원, 김원갑, 김홍석, 나건파, 성백주, 송혜수, 신창호, 안세홍, 우신출, 오영재, 이득찬, 이규옥, 이석우, 임응구, 정상복, 진병덕, 채정권, 황규응 등 작가 27명을 소개한다. 토벽동인(김경, 김영교, 김윤민, 김종식, 서성찬, 임호)과 춘광회(양달석, 김남배) 작가의 작업 세계도 조명한다.

‘꽃피는 부산항9전’은 부산미술의 다양한 양상과 풍부한 양감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전시이다. 김영덕의 ‘까치집’, 김원의 ‘무제’, 임호의 ‘회상의 여상(女像)’은 현대적 느낌으로 다가온다. 부산 단색화가 김홍석의 ‘당간’ 두 점도 눈길을 끈다.

미광화랑 김기봉 대표는 “부산은 항구도시로 개방성이 강하고 한국전쟁 시기 전국에서 온 예술가를 포용했던 역사가 있어 창의성과 다양성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일제강점기 부산미술의 쌍벽을 이룬 김남배와 서성찬의 1950년대 대표작 두 점과 임호의 1957년 희귀작, 김경의 1960년 에스키스 , 송혜수의 1960년대 추상 등을 주목해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부산 근대미술을 연구하는 조은비 씨는 “서성찬의 1956년작 ‘정물’과 김남배의 1957년작 ‘오후’는 비슷한 시기에 제작됐지만, 두 작품의 시각적 효과는 극단적으로 상이하다”며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에너지에서 부산미술의 저력이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전시된 오영재의 추상화는 하나의 액자에 두 장의 그림이 앞뒤로 들어있다. ‘무제’라는 제목의 작품 앞면은 1961년, 뒷면은 1974년 작업한 것이다. 조 씨는 “앞면에서는 직선을 사용해 초기작의 면 분할과 기법적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나며, 뒷면의 작업은 온화한 빛의 산란, 바람의 흐름, 자연의 음률을 기록해 직선보다 부드러운 곡선들이 중첩되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최근 를 펴냈다.(부산일보 2월 16일자 21면 보도)

김 대표는 “‘꽃피는 부산항’은 부산이라는 도시는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전시”라며 “여기 소개된 작가들이 있어 지금의 부산미술이 있었고, 원로 작가들이 오셔서 ‘우리 선생님 그림, 저 그림 어떻게 구했나’ 이런 이야기를 하며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051-758-2247.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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