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포츠계 불붙는 반전·반러… ‘러시아 보이콧’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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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반러시아 연대가 국제 스포츠계에 확산되고 있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2021-2022 미국대학농구(NCAA) 경기에 앞서 메릴랜드 대학 선수들이 묵념하는 모습. 오른쪽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열린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도르트문트 경기에서 ‘평화’를 촉구하는 배너를 들고 입장하는 선수들. AP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평화를 촉구하는 ‘반러시아’ ‘반전’ 연대가 국제 스포츠계에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선수와의 경기를 보이콧하거나, 러시아에서 개최 예정인 경기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펜싱 플뢰레 대표
“러시아와 경기 못 한다” 포기
월드컵 플레이오프 러시아전
폴란드·스웨덴·체코, 거부 선언
유럽 챔스리그 결승전 장소 변경
국제유도연맹, 푸틴 자격 정지
FIFA, 국제경기 개최 등 금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8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남자 플뢰레 월드컵 단체전에서 러시아와 대결을 앞둔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경기를 포기했다.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의 트레이닝복을 입은 선수들은 “우리의 항의는 전쟁에 대한 것이다. 우리 가족과 국민 모두가 위험에 빠진 상황에서 이들과 펜싱을 할 수 없다”고 기권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전쟁을 멈춰라. 우크라이나를 구하라. 유럽을 구하라!”는 문구를 들고 항의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펜싱 여자 에페 월드컵도 개인전 4강을 가린 뒤 취소됐다.

이에 앞서 폴란드, 스웨덴, 체코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플레이오프(PO)를 치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스웨덴축구협회는 지난달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남자 대표팀이 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러시아와 맞붙게 될 경우 경기를 하지 않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폴란드, 체코도 같은 이유로 러시아와의 월드컵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체코축구협회는 28일 “체코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 PO에서 어떤 경우에도 러시아와 경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카타르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플레이오프는 예선 조 2위 10개 팀과 그 외 국가 중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성적이 좋은 2개 팀 등 총 12개 팀이 본선행 티켓 3장을 놓고 경쟁한다. 한 장의 티켓을 두고 4개 팀씩 나눠 준결승과 결승을 진행하는데, 폴란드는 24일 러시아와 준결승을 치를 예정이다. 여기서 승리하는 팀은 스웨덴-체코 준결승전 승자와 29일 결승에서 대결한다. 러시아와 대결이 예상되는 국가들이 모두 경기 보이콧을 결정한 것이다.

오는 7월 UEFA 여자선수권대회가 예정된 잉글랜드축구협회도 이날 러시아와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프랑스축구협회 역시 지난달 27일 프랑스 매체와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월드컵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FIFA는 아직 러시아의 월드컵 경기에 대해 명확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에 대해 국제경기 개최와 국가명·국기·국가 사용을 금지하는 징계를 내렸다.

FIFA는 28일 “러시아에서 국제경기를 개최할 수 없고, 러시아의 홈 경기는 중립 지역에서 무관중 경기로 치른다. 러시아 선수들은 국가명 대신 러시아축구협회(RFU) 소속으로 뛰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징계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6개 대륙 축구연맹 회장들의 만장일치로 합의됐다.

FIFA는 또 카타르 월드컵 예선과 관련해 “폴란드, 체코, 스웨덴축구협회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좋은 해결책을 찾도록 계속 소통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지난달 25일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장소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프랑스 파리로 변경했다. UEFA 주관 대회에 참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축구팀은 당분간 모든 홈 경기를 중립 지역에서 치르도록 했다.

축구 외 다른 종목에서도 반러시아 움직임이 거세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28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2 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대회 개최지 변경을 선언했다.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에서 탈퇴하는 팀도 늘었다. 핀란드 요케리트에 이어 라트비아의 디아모 리가도 탈퇴를 결정했다. 국제유도연맹(IJF)은 지난달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명예회장’ 자격을 정지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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