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녀, 1인 32역 ‘모노드라마 뮤지컬’ 타고 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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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일 ‘벽 속의 요정’ 부산 초연 연극·뮤지컬 경계의 절묘한 조합

김성녀가 ‘벽 속의 요정’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금정문화회관 제공

배우 김성녀가 1인 32역 모노드라마 뮤지컬로 부산을 찾는다.

금정문화회관은 김성녀의 30여 년 연기 내공을 볼 수 있는 ‘벽 속의 요정’을 오는 18일과 19일 이틀간 부산에서 초연한다고 밝혔다. 극 중 총 12곡의 노래가 곁들여지는 이 작품은 연극과 뮤지컬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독특한 형식을 갖고 있다. 오랜 세월 연극과 뮤지컬, 마당놀이 무대를 두루 섭렵한 김성녀의 연기력과 한국적 음색이 돋보인다.

원작은 스페인 내전 당시의 실화를 토대로 하고 있지만, 극작가 배삼식이 우리나라 상황에 맞도록 각색했다. 번안을 반대했던 원작자가 한국 공연을 보고 ‘또 다른 하나의 위대한 작품’이라며 극찬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야기는 1950년대 말, 아이가 벽 속에서 누군가의 소리를 들으면서 시작된다. 아버지 없이 행상을 하는 어머니와 살던 아이는 벽 속에 요정이 있다고 믿게 되고 요정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펼쳐지는 수십 년의 세월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김성녀는 다섯 살 어린이부터 요정, 엄마, 노인 등 다양한 배역을 소화한다.

우리 전통극을 현대적 맥락에서 부흥시키는 연출가 손진책의 탁월한 연출력은 무대 위에서 배우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객석에서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계란 팔이 장면과 극 중 극인 그림자 인형극 ‘열두 달 이야기’도 놓칠 수 없는 볼 거리이다.

춤과 노래는 물론, 치밀하고 탁월한 연기로 32인의 얼굴을 선보이며 ‘김성녀만이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아온 이 작품은 ‘살아있다는 건, 아름다운 것’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2005년 올해의 예술상과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18일 공연은 오후 7시 30분, 19일 공연은 오후 5시에 시작한다. R석 3만 원, S석 2만 원. 이자영 기자 2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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