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상승세 뚜렷, 결국 승리”…국힘 “5~10%P 차 낙승 전망”
거대 양당 모두 ‘우리가 이긴다’ 언더독·밴드웨건 효과 수 싸움 민, 2030 여성 표심 쏠림 기대 국 “큰일났다, 초박빙” 문자 발송
지난 3일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기 직전 발표된 대다수 여론조사의 공통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지만, ‘도토리 키재기’를 하자면 윤 후보가 조금 우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일단 투표일을 하루 앞둔 8일 양당의 판세 분석 결과는 동일하게 ‘우리가 이긴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막판 상승세로 격차를 좁히면서 ‘초박빙’ 양상으로 들어섰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 이후 정권교체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오차범위 밖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한다.
실제와 희망이 뒤섞인 양측의 주장은 언더독(2위 후보로 동정표가 몰리는 현상) 또는 밴드웨건(1위 후보로의 쏠림 현상) 효과를 감안한 지지층의 투표장 결집용 수싸움 성격이 강하다.
각 당이 전망하는 최종 판세
민주당은 여전히 초접전 양상이지만 이 후보가 윤 후보를 1∼3%포인트(P) 수준에서 앞서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른바 ‘박빙 우세’지만 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가팔라 실제 득표에서는 더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요지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2.5%P 차 정도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제 예측이 현실화할 것 같다”며 “선거 막판에 와서 이재명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깜깜이 선거’로 들어선 이후 “1, 2점 지고 있다” “수백 표 박빙 승부”라며 박빙 열세 속에서 이 후보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라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다만 조응천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은 이날 현 판세를 ‘9회 말 투아웃 만루’ 상황에 빗대며 “이미 밀어내기로 1점을 얻어 동점으로 보고 있는데, 1점 뒤진 만루 상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특히 최근 일주일 새 20∼30대 여성 표심의 쏠림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여성가족부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되든 여가부가 관장하는 업무 하나하나는 매우 중요하고 더욱 발전해 가야 한다”며 여가부 폐지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윤 후보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여권이 지금껏 마음을 정하지 못한 ‘여성 부동층’을 막판 집중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윤 후보의 ‘10%P’ 안팎 승리라는 전망을 언급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윤 후보의 득표율이 최대 50%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빙 우세’에서 ‘최소 5%P 이상’, 10%P 격차까지 낙관적인 전망으로 압도적 우위를 자신했다. 이준석 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분들이 결국 투표 성향을 정하게 되면 많게는 한 10%P까지 차이가 날 수 있겠다”고 내다봤고, 김재원 최고위원은 “정권 교체를 원하는 많은 분이 결집해서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과반이 아니라 50%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거 막판 대세론으로 중도층 표까지 끌어안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힘은 본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게 현 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관건으로 보고 끝까지 투표 독려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날 일부 의원은 “큰일났습니다. 초박빙”이라며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하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이 핵심 지지층인 중·장년층의 투표율 저조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력하는 모습이다.
네거티브 전략도 막판까지 가동됐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를 언급한 ‘김만배 녹취록’을 토대로 “대장동 몸통은 윤 후보”라는 주장을 거듭 펼쳤다. 반면 윤 후보 측은 전날 나온 이 후보의 옛 비서가 ‘대법원 재판 로비’를 시사하는 발언이 담긴 통화 녹취록을 토대로 맞불 전략을 폈다. 그러나 진위 확인이 어려운 녹취록에 기댄 공방이라는 점에서 표심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