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외면 않고 공약 실천하는 대통령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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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의 바람

지난 8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 온천천 세병교 앞에서 시민들이 20대 대통령선거에 나선 한 후보의 유세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치열한 접전 끝에 윤석열 제 20대 대통령 당선인 정부가 10일 닻을 올렸다. 유례없는 초접전에 밤새 개표를 기다렸던 부산시민들은 새 정부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부산일보> 취재진이 시민의 입을 통해 확인한 공통의 화두는 부동산이었다. 세대·성별별로 새 정부에 대한 주문은 달랐지만 남녀노소 모두 입을 모아 부동산 문제 해결을 최우선적 과제로 꼽았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경제난과 고공행진하는 집값에 지친 민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일자리 창출, 지역 균형 발전 등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지역 균형 발전·집값 안정 기대
여가부 폐지·반노동 정책 우려

회사원 성명숙(63·여·사상구) 씨는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모두 불만인 부동산 정책을 가장 먼저 뜯어고쳐야 한다”며 “새 정권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달노동자 양회길(53·연제구) 씨도 “새 정부가 무분별한 재개발을 막고 주택 가격도 안정화하는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면의 한 공무원학원 앞에서 만난 수험생 장효익(23·부산진구) 씨는 “비싼 집값과 좁은 취업문에 고통받는 청년들의 문제를 새 대통령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년층은 다음 세대를 위해 더 나은 사회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시운전사 장기형(67·연제구) 씨는 “이제는 나보다 자식과 손주가 살아갈 사회를 고민하며 대통령을 뽑았다”며 “새 대통령이 미래 세대가 걱정 없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윤 당선자 이후 달라질 노동정책에 주목했다. 대학생 정새별(27·여·연제구) 씨는 “최저임금과 주 52시간은 노동자의 권리이자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데, ‘주 52시간제 유연화’ 등을 내건 당선인의 ‘반 노동‘ 발언은 시대착오적이라 느껴져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점원으로 근무하는 노소영(28·여·중구) 씨는 “새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일자리 창출과 노동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가부 폐지 등으로 불거진 윤 당선자의 여성 정책에 대해서는 성별에 따라 의견이 갈렸다. 회사원 임동국(30·연제구) 씨는 “젠더 갈등을 부추겨 온 여성가족부를 폐지한다는 공약을 반드시 지켰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대학생 강연우(21·여·부산진구) 씨는 “여가부를 폐지하고 노동시간을 늘리겠다는 공언이 실현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소외된 지역의 균형발전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회사원 배민현(35·수영구) 씨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등 당선인이 부산시민과 약속했던 공약을 꼭 이행해야 한다”며 “지역을 외면하지 않고 발전시키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간호사 이나경(59·여·수영구) 씨도 “수도권과 지역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선인이 가덕신공항 건설 등 지역 발전에 힘써야 한다”며 “말뿐인 공약이 아니라 실천하는 대통령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은샘·김동우·나웅기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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