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지역균형발전 특위’ 설치 막후엔 박형준 시장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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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이 인수위 운영과 구성 등에 박형준 부산시장의 조언을 적극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부산을 찾아 박 시장으로부터 북항재개발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는 모습. 부산일보DB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지역균형발전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역대 어느 인수위보다 지역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윤 당선인과 박형준 부산시장 간 깊은 교감과 소통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윤 당선인은 정치인 ‘변신’ 이후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MB 정부 때 국정 운영을 깊숙이 경험한 박 시장에게 조언을 요청하고 있으며, 또 이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수위 구성과 운영에서부터 그 영향이 분명히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균형발전이 곧 공정과 통한다”
윤 당선인과 통화하며 조언
선거 핵심 키워드 맞물려 설득
‘수도권 외 성장 동력 필요’ 공감
역대 인수위 첫 지역특위 결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12일 역대 인수위 처음으로 지역균형발전 특위를 추가하며 지역을 내세운 행보에 나섰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윤 당선인이 우리 당 소속 광역단체장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해법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 (균형발전특위 설치를)결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 역시 윤 당선인과의 통화에 대해 “수도권만으로는 안 되고,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 공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윤 당선인에게 박 시장이 최대 조력자 역할을 하는 모습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실제 윤 당선인은 경선 때는 물론 후보 확정 이후에도 박 시장과 수차례 만나고 수시로 통화를 하면서 조언을 구했고 박 시장 역시 가감없이 지역균형발전과 부산 발전 현안에 대한 생각을 전달해 왔다. 균형발전 특위 외에도 인수위에 2030부산월드엑스포 특위가 설치된 일은 다른 누구보다 박 시장의 막후 역할이 영향을 미친 사례라는 게 중론이다.

사실 윤 당선인에 대해서는 정치인 입문 초기만 해도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윤 당선인의 입에서는 균형발전과 부산 현안에 대한 지지 발언이 점점 구체화됐고, 발언 강도도 높아졌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남부권에 수도 개념의 축을 만들겠다’ ‘엑스포 유치에 국운을 걸겠다’는 등 선거 때 부산을 찾은 윤 당선인이 내놓은 발언들은 평소 박 시장이 강조해 온 입장과 결이 같아 놀랐다”고 밝혔다.

나아가 윤 당선인은 당선하자마자 지역균형발전 특위 설치 등 지역균형발전 전도사를 자처하며 전국 지자체의 큰 기대를 받게 됐다.

박 시장 주변에서는 윤 당선인의 이런 행보에 박 시장의 조언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공정’을 선거 핵심 키워드로 삼은 윤 당선인에게 박 시장이 지역균형발전은 수도권과 지역의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공정을 실현하는 일이라는 논리로 설득했고, 이런 노력이 인수위 내 지역균형발전 특위 설치로 이어졌다고 보는 게 맞는다”고 풀이했다.

두 사람의 직접적인 인연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윤 당선인이 정치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고 난 후부터는 박 시장을 적극 끌어안는 모양새를 취한 게 사실이다. 윤 당선인은 경선 당시부터 박 시장과 따로 만남을 갖고 대통령 선거 경험, 인수위 구성 등에 대해 자문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당 내에서 박 시장만큼 인수위 구성과 운영, 국정 운영에 대해 경험을 갖춘 이가 없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 역시 윤 당선인과의 관계, 인수위 운영 등에서 적극적인 조력자 역할을 하며 부산 현안을 해결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박 시장이 윤 당선인 당선이 확정된 10일 오전 부산시 실·국장 전원을 참석시킨 가운데 ‘부산발전 공약 국정과제화 보고회’를 열고 부산의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도 인수위의 역할과 운영 메커니즘을 제대로 짚고 있는 덕분에 이뤄진 일이다. 박 시장은 최근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은 장제원 의원과 따로 만남을 가지며 인수위와의 소통 창구를 확대하는 한편 금명간 윤 당선인을 직접 만나 국정 운영 등에 대해 전반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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