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미남’ 알랭 들롱, 스위스서 안락사 결정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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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들롱 아들 “아버지가 내게 부탁”
앞선 인터뷰서 여러번 안락사 의사 밝혀

‘세기의 미남’으로 불린 프랑스 유명 배우 알랭 들롱의 모습. 연합뉴스 ‘세기의 미남’으로 불린 프랑스 유명 배우 알랭 들롱의 모습. 연합뉴스

‘세기의 미남’으로 불리는 프랑스 유명 배우 알랭 들롱(87)이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일(현지시간) 르포앵 등 프랑스 매체에 따르면 그의 아들인 안토니 들롱은 최근 프랑스 RTL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안락사를 원하는 게) 맞고, 사실이다”며 “내게 그렇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안토니 들롱은 “아버지는 자신이 세상을 떠날 순간을 결정하면 곁에 머무르며 임종을 지키는 것을 약속해달라고 했다”고 답혔다. 알랭 들롱은 이미 재산을 정리하고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알랭 들롱이 안락사 의사를 밝힌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 공영방송 TV5몽드 인터뷰에서도 “나는 안락사가 불법인 프랑스가 아니라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다”며 “그렇게 해야 할 상황이 닥치면 주저하지 않고 안락사를 택할 것”이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실제로 알랭 들롱은 프랑스와 스위스 이중국적자로 안락사를 선택해도 법적 문제가 없다.

알랭 들롱은 2019년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뒤 스위스에 거주해 왔다. 그는 뇌졸중 수술 전에도 “안락사는 가장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특정 나이, 시점부터 우리는 병원이나 생명유지 장치를 거치지 않고 조용히 떠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알랭 들롱의 이런 결정은 안토니의 어머니이자 전 부인인 나탈리 들롱의 죽음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나탈리는 지난해 1월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그 역시 안락사를 희망했지만, 프랑스에서는 법적으로 불가능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35년생인 알랭 들롱은 1957년 배우로 데뷔해 1960년 영화 ‘태양은 가득히’로 전 세계적 스타가 됐다. 영화 ‘한밤의 암살자’(1967) ‘그대 품에 다시 한번’(1968) ‘암흑가의 세 사람’(1970) ‘형사’(1972) ‘조로’(1975) 등 9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1995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명예 황금곰상, 2019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1991년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레종 도뇌르’도 받았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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