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덤핑’ 고수 HJ중공업, ‘프리미엄 수주’ 반전 이뤘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의 최근 수주 성적이 남다르다. 지난해 9월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인수된 후 6개월 만에 벌써 컨테이너선 6척(옵션 포함 8척)을 수주했다. 일각에서는 조선 불황이던 수 년간 ‘덤핑 수주’ 없이 참고 견뎌온 것이 도크 사정을 넉넉하게 해, 조선 경기가 좋아진 최근 오히려 덕을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말 그대로 ‘전화위복’이다.

HJ중공업은 최근 유럽 지역 선주사와 총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55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올해 수주의 ‘마수걸이’이자, HJ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꾼 후 첫 수주이기도 하다. 이번에 수주한 5500TEU급 컨테이너선은 최신 선형과 높은 연비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설계된 최첨단 친환경 컨테이너 운반선이다. 선박을 발주한 선주사는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사양의 선박 건조를 HJ중공업에 맡긴 바 있다.

최근 5500TEU급 컨선 2척 수주
인수합병 6개월 만에 6척 성과
옵션 포함 동형 최대 8척 기대
여러 건 협상, 추가 계약 가능성
채권단 관리로 ‘저가 불가’ 정책
빈 도크 덕에 유리한 조건 수주

HJ중공업은 지난해 9월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뒤 상선 시장 재진입을 선언하고, 지난해에만 55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성사시켰다. 여기에 이번 2척의 계약까지 더해 총 6척의 건조 물량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이번 계약에는 옵션(발주자가 같은 선박을 추가 계약할 수 있는 권리) 2척이 포함돼 최대 8척의 동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외에도 현재 여러 선주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이로써 HJ중공업은 오랜 기간 어려움을 딛고 경영 정상화에 한발 더 다가갔다는 내부 평가다. 특히 최근 계약된 6척(옵션 포함 8척) 모두 동형(同形)의 선박이기 때문에 한 번의 설계로 반복 건조가 가능해 생산성 향상과 수익성 증대 효과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이후 영업 적자와 자금 부족의 어려움을 겪은 HJ중공업은 지난 2016년부터 6년 동안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기도 했다. 특히 조선 경기가 불황이던 지난 수 년간 타 조선소들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수주를 하는 동안에도, HJ중공업의 도크는 채권단의 ‘저가 수주 불가’ 정책으로 비어있기 일쑤였다.

그러나 ‘화(禍)가 바뀌어 복(福)이 된다’는 말처럼, 비어있던 HJ중공업의 도크가 오히려 최근의 수주 결실을 일군 동력이 됐다. 지난해부터 조선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선주사들의 선박 수요가 늘었지만, 정작 앞서 불황 때 저가 수주로 연명했던 조선소들은 이미 수 년간 도크 일정이 꽉 차있어 빠른 선박 건조가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반면 HJ중공업의 도크는 여유가 많아 타 조선소보다 빠른 납기를 맞추는 것이 가능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수 년간 저가 수주 없이 힘들게 견뎌온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조건으로 많은 수주 계약을 성사하게 되는 반전을 일궜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또한 선주사가 HJ중공업의 선박 건조 기술력을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선주가 5개월 만에 같은 선박을 추가로 발주한 이번 사례가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방증이다. 이에 대해 HJ중공업 관계자는 “회사를 믿어준 선주사의 신뢰에 대해 전 임직원이 최고의 품질과 납기 준수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