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수급 악화… 곡물 가격 2분기도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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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곡물 가격이 최근 6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식품 물가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날 서울의 한 전통시장의 곡물가게 모습. 연합뉴스

전쟁과 남미지역 수급 악화, 해상운임 상승 등으로 인해 2분기에도 국제 곡물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밀과 옥수수, 콩 등 주요 곡물이 이미 많이 올랐는데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우리나라는 이들 3개 작물의 자급률이 10%도 안 된다.

수입 곡물 가격이 6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보여 물가 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 2분기 가격 전망
3월 선물가격지수 195 역대 최고
한 달 새 밀42% 옥수수 15%↑
한국, 필수 곡물 자급률 낮아 ‘비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분기 곡물가격 전망’에 따르면 3월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195.2를 기록하면서 전월보다 19.1%가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밀은 t당 421달러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불과 한 달 전보다 42.1%가 올랐다. 옥수수는 t당 295달러로, 15.2%가, 콩은 t당 620달러로 6.2% 올랐다. 밀이 3월에 이렇게 급격히 오른 것은 전쟁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대표적인 밀 생산지로 전 세계 수출량의 거의 3분의 1에 달한다.

옥수수 역시 러시아 비료 수출 중단으로 생산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다 옥수수로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경우가 늘면서 가격이 올랐고 콩은 아르헨티나 대두유 수출 일시중단과 수출세 인상 등 공급 차질 가능성으로 동반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쌀 자급률이 93%에 이르기 때문에 국제 쌀 가격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이들 3개 작물은 사실상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한다. 특히 식용뿐만 아니라 사료용도 많다.

이 같은 가격급등으로 인해 2분기 식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158.5로, 전분기보다 10.4%가 오르고 사료용은 163.1로, 13.6%가 상승한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이 지수는 주요 곡물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2015년 수준을 100으로 놓고 비교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곡물은 밀 옥수수 콩 외 쌀도 포함된다.

2분기에는 주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구매한 물량이 반입되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곡물 가격이 오르고 원·달러 환율과 해상운임 상승의 영향을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식용과 사료용 모두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상승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올해 2분기 식용 곡물은 43.7%, 사료용은 47.3% 상승했다. 밀 가격 급등으로 냉면·칼국수·자장면 등 밀가루를 사용하는 제품들의 가격은 이미 크게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을 보면 옛날국수소면 900g 상품은 3478원으로, 1년 전(2673원)보다 30.1% 올랐으며 수입콩을 사용하는 행복한콩찌개두부 상품은 1420원으로 1년전(1249원)보다 13.7% 상승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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