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변화’를 준비하자
여한웅 (사)국제비행선박협회 부회장 전 (사)한국해양레저네트워크 사무총장

세계해양산업협회(ICOMIA)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질 줄 알았던 해양레저산업은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호황이라고 한다. 국가 간 상황과 환경은 다르지만, 호황이 된 이유는 해양레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합한 여가활동이라는 장점 때문이다. 단체 활동과 대면 만남이 줄어들고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은 해양레저를 통해 힐링하고 있었다.
미국 시카고에 있는 해양제조업협회(NMMA)) 발표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신규 레저용 선박과 장비 판매액은 전년보다 9% 증가한 470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레저보트 판매대수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인 32만 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5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59% 증가했으며 6월에도 41%가 증가했다. 2019년 대비 낚시용 보트 및 폰툰 보트는 12% 증가한 14만 대, 개인용 선박은 8% 증가한 8만 대, 웨이크 보트는 20% 증가한 1만 3000대 판매를 기록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내수시장이 탄탄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해양관광과 해양레저산업이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현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소조선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5년간 국내 수상레저용 보트 등록 대수는 222% 증가하였고, 면허 취득자 수는 148% 증가하는 등 내수시장의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세계 수상레저기구의 신규 건조 또한 연간 2,500만 척으로 사업화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국산 수상레저기구산업의 활발한 움직임에 주목하게 된다. 그동안 국산 수상레저기구 완제품은 국내 시장을 위주로 공급되어 왔으나 30피트급 내외의 신제품이 동남아, 유럽, 중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동남아와 중국에서 한국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로 인해 시장 진출이 용이하게 진행되고 있다. 수상레저기구는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고용 창출효과가 높고, 모델 및 기술의 영속성과 신품 교체주기가 3년 이내로 생산, 매출, 고용 극대화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수상레저기구산업은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만큼 여러 지자체가 지역특화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사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부산광역시는 수상레저기구산업을 지역연고산업으로 육성에 나섰다. 수상레저기구산업 육성을 통한 파급효과는 고용 및 매출 부분에서 크게 발생한다. 매출 1000억 원당 1190명의 고용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현재 부산에는 50개 이상의 수상레저기구 관련 기업이 있으며 해마다 창업하거나 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특히 강서구에는 중소조선연구원 본원이 있고 해양레저 창업보육센터와 녹산산단, 미음산단, 화전산단 등에 입주한 기업과 협력이 가능해 제품 및 기술개발과 판로 개척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직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았기에 단언하기엔 이르지만, 코로나19는 분명 해양레저시장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것이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라면 늦기 전에 적절한 준비가 필요하다.
국내 제조 산업은 해외시장으로 수출할 기회를, 정부는 해양레저산업 육성 기본법 제정 등 체계적 발전을 위한 기반 마련 등을 통해 해양레저산업이 단순 소비산업에 그치지 않고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라는 보다 생산적인 산업으로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세계적으로 신해양 경제가 부상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맞춰 신해양 경제시대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해양산업 육성을 통해 신해양 경제의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신해양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해양산업 육성 분야를 명확화하고, 해양산업·기업 육성에 도시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해양산업 조사와 국가 아젠다로의 반영이 필요하다. 우리가 빠르게 ‘변화’해야 할 시기가 생각보다 더 가까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