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EPL 득점왕 진정한 승자 한국서 가린다” 살라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모하메드 살라흐(리버풀FC)가 한국에서 한판 대결을 펼친다. 이번에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벌이는 A매치 경기다.
내달 14일 한국-이집트 대결… 살라흐 “축하해 쏘니”
벤투호 월드컵 5개월 앞두고 잇단 ‘빅매치’ 모의고사
26일 축구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내달 14일 평가전 상대로 이집트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 관계자는 “양국 축구협회가 합의했으며,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언론들도 최근 이집트 대표팀이 한국과 서울에서 친선경기를 벌인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로써 벤투호의 6월 평가전 4연전 상대가 모두 정해졌다. 벤투호는 내달 2일 브라질(서울월드컵경기장), 6일 칠레(대전월드컵경기장), 10일 파라과이(수원월드컵경기장)에 이어 14일엔 이집트와 차례로 평가전을 치른다. 이집트전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유력하다.
축구협회는 당초 14일 경기를 아르헨티나와 치를 계획이었지만, 아르헨티나 측 사정으로 무산됐다. 이후 새 상대를 물색한 결과 최근 손흥민과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살라흐의 나라 이집트를 불러들인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과 살라흐는 2021-2022시즌 EPL에서 나란히 23골을 터뜨리며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23일 EPL 최종전에선 손흥민이 2골, 살라흐가 1골을 터트리며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득점왕 타이틀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한국-이집트전은 손흥민과 살라흐의 최고 골잡이 경쟁 2라운드인 셈이다.
이집트와의 대결은 내달 2일 열리는 브라질전 못지않은 관심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월드 스타’인 손흥민 대 네이마르(브라질전), 손흥민 대 살라흐(이집트전)의 빅매치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벤투호로서도 11월에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을 5개월 남기고 귀중한 모의고사를 치르게 됐다.
아프리카의 강호 이집트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엔 실패했다. 지난 3월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세네갈에 져 아쉽게 탈락했다. 이집트는 1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지만, 2차전 원정에서 0-1로 패해 승부차기까지 갔다가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세네갈 관중들의 레이저 세례에 살라흐가 실축한 것이 뼈아팠다.
한국과 이집트의 역대 A매치 전적은 5승 7무 5패로 팽팽하다. 2005년 2월 서울에서 가진 평가전 이후 17년 동안 A매치 맞대결이 없었다. 당시 평가전에선 한국 0-1로 졌으나,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세 계단 앞선다. 한국이 29위이고 이집트가 32위다.
한편, 살라흐는 최근 EPL 득점 1위를 양분한 손흥민에게 소셜미디어(SNS)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 지난 26일 살라흐는 트위터를 통해 손흥민이 ‘골든부트’를 들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는 영상을 리트윗하면서 ‘축하해 쏘니!’라고 적어 함께 득점왕에 오른 것을 축하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