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보느니 세워 두는 게 낫다”… 결국 전면 휴업 선언한 택시회사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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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줄어든 데다 운전사 구인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다음 달 1일 전면 휴업에 들어가는 부산 수영구 한 택시회사에 15일 오후 운행하지 않는 택시가 가득 세워져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택시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줄어든 데다 운전사 구인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다음 달 1일 전면 휴업에 들어가는 부산 수영구 한 택시회사에 15일 오후 운행하지 않는 택시가 가득 세워져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택시를 돌리면 적자만 쌓여 휴업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다음 달 1일 부산에서 처음으로 전면 휴업에 들어가는 택시회사 (주)금륜산업 김경현 대표는 한숨을 쉬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15일 직원들에게 전면 휴업에 들어간다고 알린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매출이 줄고, 운전사들마저 떠난 상황에 “열심히 일해도 적자”라며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다.


금륜산업 내달부터 부산 첫 휴업

코로나 여파 승객 감소로 운영난

기사 이직으로 운송수입금 줄어

헐값에 회사 통째로 넘기기도


코로나19 이후 부산 택시업계가 운송 수요 감소로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운전사마저 줄어든 터라 적자 경영의 굴레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한 업체는 당분간 택시 운행을 완전히 멈추기로 결정했다. 궁지에 몰린 일부 택시업체는 헐값에 회사를 팔기도 한다.

금륜산업이 밝힌 영업 손실액은 최근 3년간 연 평균 5억 8000만 원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2019년의 절반 수준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로 매출이 줄고, 기사들이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다 보니 회사 상황이 매우 열악해졌다”며 “운영을 하면 기름값과 운전사 인건비 등 고정지출로 적자폭이 더 심해지는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금륜산업은 전면 휴업 기간 동안 소속 직원 83명에게 평균 임금의 70%를 휴업수당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부산 택시업계는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운전사들도 배달업 등 다른 업계로 떠난 터라 택시를 몰 운전사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 부산지역 택시 운수종사자 수는 2018년 2만 4931명에서 2021년 2만 1367명으로 감소했다. 불과 3년 만에 3564명이나 줄었다.

운전사 수가 줄자 운송수입금(사납금)이 주된 수입원인 택시업계는 곤경에 처했다. 부산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택시 100대당 1년에 5억~7억 원가량 적자가 나고 있다”며 “보유 차량의 80%는 가동해야 지출 비용을 충당하는데, 50% 정도만 가동하니 적자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부도를 눈앞에 둔 곳은 헐값에 회사 전체를 팔아넘기기도 한다.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3년 전 한 업체 대표는 택시 대당 4500만 원을 받고 팔았는데, 지난해 또 다른 업체 대표는 대당 2600만 원에 매각했다”면서 “면허제라 시장 신규 진입이 안 되는 업계 특성상 보통 택시 대당 5000만 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는데, 업계 사정이 너무 어려우니 반값에라도 업체를 팔아넘기는 최악의 상황에 다다랐다”고 설명했다.

택시업계는 감차 보상을 받아서라도 심각한 경영난을 해소하려고 아우성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실시된 택시 감차보상사업에 1000대가량 보상 신청이 들어왔다. 지난해 보상 신청 400건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올해 감차보상사업 수량은 194대로, 부산시는 대당 2800만 원을 지원한다.

업계는 야간 할증 시간 연장, 기본요금 인상 등 운행 수익을 늘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부산시는 대출 특례 보증 등 우회적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 부산시 택시운수과 관계자는 “법인택시 경기가 좋지 않아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는데, 아직 특별히 나온 건 없다”며 “올 추경에 예산이 편성되면 법인택시가 대출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특례 보증을 해 주는 방식으로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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