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부산 촬영 영화·영상물, 코로나 전보다 많아 회복세
부산영상위 "총 57편 촬영"
지역 제작사 약진도 돋보여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나왔던 펜싱 선수 고유림의 출국 장면은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촬영했다. tvN 화면 캡처
올 상반기 부산에서 촬영한 영화·영상물은 57편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보다 15편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로 위축됐던 촬영·제작 상황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올 상반기 영화 11편과 기타 영상물 46편(총 촬영 일수 319일)의 촬영을 지원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영화 9편, 기타 영상물 42편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개봉이 어려워지면서 장편영화 촬영 편수가 감소한 바 있다. 부산영상위 측은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와 극장 관객 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장편영화 촬영 편수가 증가했다”며 “촬영 일수도 늘어 작년 상반기 대비 3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드라마를 촬영하는 장면. 부산영상위 제공
올 상반기 촬영 대표작으로는 배우 전도연·설경구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길(Kill)복순’과 장항준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 ‘리바운드’가 있다.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tvN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도 펜싱선수 고유림의 출국 장면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촬영한 바 있다.
부둣가, 항구, 산복도로 등을 중심으로 느와르, 범죄 장르에 주로 등장했던 부산 배경이 최근에는 다양한 장르에서 소개되고 있다. 상반기 촬영 지원작을 장르별로 보면 △드라마-7편 △코미디-5편 △액션-4편 △범죄-4편 등이었다. 여기에 로맨스, 다큐, 스릴러, 스포츠, SF까지 다채로운 작품이 부산의 풍경을 담았다. 양영주 부산영상위원회 영상사업팀 팀장은 “부산은 산, 바다, 역사와 첨단이 공존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문의가 오는 대부분의 장르를 어려움 없이 소화할 수 있다”며 “이에 더해 폐건물이나 새로운 로케이션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폭넓은 장르의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정순' 스틸 컷. 부산영상위 제공
올 상반기에는 지역 영화와 제작지원작의 약진도 돋보였다. 2019년 ‘부산신진작가 영화기획개발 멘토링 지원사업’과 지난해 ‘부산지역 영화영상 콘텐츠 후반작업 기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영화 ‘정순’(정지혜 감독)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거머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부산 올로케이션 코지 미스터리 시리즈 '문제적 탐정사무소' 스틸 컷. 영화맞춤제작소 제공
또 ‘2021년 부산제작사 영화·(웹)드라마 제작지원사업의 선정작’인 ‘문제적 탐정사무소’는 주제의 독창성과 ‘코지 미스터리’(미스터리의 상업성과 로맨스의 장점을 결합시킨 가장 상업적인 미스터리 서브 장르) 장르 화제성 등을 인정받아 국내 주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플랫폼에 공개되는 성과를 거뒀다.
올 4월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 받은 '좋좋소' 팀. 칸국제시리즈페스티벌 제공
지역 제작사인 ‘디테일스튜디오’는 지난해 만든 웹드라마 시리즈 ‘좋소 좋소 좋소기업(좋좋소)’으로 올 4월 한국 드라마 최초로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숏폼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단편 영화 ‘없는 영화’와 K-공무원 풍자 웹드라마인 ‘강계장’을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다. ‘없는 영화’의 경우 회당 평균 조회수 200만 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디테일스튜디오의 유튜브 웹 콘텐츠 '없는 영화' 촬영 장면. 부산영상위 제공
이밖에 해운대구 수영만요트경기장에 있는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는 올 상반기에 총 352일의 촬영 유치 성과를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80일에 비해 25.7% 증가한 수치다. 주요 유치 작품은 배우 황정민, 정우성 주연의 영화 ‘서울의 봄’, 디즈니+의 ‘무빙’ 등이다.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내에 위치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부산영상위 제공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의 경우 오는 12월까지 대여 신청이 완료된 상태다. 부산영상위원회 관계자는 “OTT 플랫폼의 증가, 그동안 미뤄왔던 영화 촬영 재개 등으로 스튜디오 사용 문의와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기존 2개 동으로 이루어진 한정된 스튜디오 공간으로 인해 작품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어 아쉬운 상황이다”며 “오픈세트 유치, 추가 스튜디오 건립 등 시설 확충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