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량 줄고 운임 하락 계속…심상찮은 글로벌 해운물류시장
올해 최대 호황 전망과 달리
6월부터 시장 둔화 조짐 보여
우크라 사태·상하이 봉쇄에
인플레이션으로 소비 위축 탓
업계 “코로나 이전 복귀 움직임”
컨테이너 해운 역사상 올해 최대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연초 전망과 다르게 최근 글로벌 물동량 증가세 감소와 지속적인 해운 운임 하락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해운·물류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상하이 봉쇄 등으로 인한 글로벌 물동량 감소와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위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일 부산항만공사(BPA)와 해양진흥공사 등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최근 동향·시황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는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 등 해운시황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 환경에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이로인해 올해 컨테이너선 시황은 글로벌 물동량 위축으로 현물 운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여름 성수기 진입에 따른 상승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수요 성장 둔화로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BPA 관계자는 “지속되는 공급망 혼란, 높은 시장 수요 등으로 올해 각 해운선사들이 기록적인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면서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소비 수요가 위축돼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보이면서 해운·물류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6월 중순부터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달 29일 기준 3887.8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1년 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해상 물동량까지 줄면서 해운 운임이 하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업계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특히 선사들이 팬데믹 이후 기록적인 호황을 맞으면서 확보한 여유 자금을 신조선 발주에 투자해 왔는데, 이는 소비 심리가 둔화되고 운임 시장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운임 하락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해양진흥공사 등은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크게 높이는 ‘빅스텝’을 밟고 있어 소비가 위축되면서 주요 수입국인 미국의 하반기 수입량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올해 북미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도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며 수요 위축이 이어져 올해 유럽항로의 물동량도 전년 대비 4.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주요 항로 외에도 남미항로, 중동·인도항로, 아시아항로 등의 경우도 물동량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는 등 전세계적으로 물동량이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과열됐던 해운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복귀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계속 확산된다면 해운·물류시장이 더 이상 호황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