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투자만 반짝”… 부산 스타트업 창업자 과반 “떠날까 고민 중”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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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스타트업포럼 설문 결과
95명 중 42명만 “현 사업장 유지”
후속 투자 위한 생태계 조성 한계

올 5월 코스포 동남권협의회 등이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주제로 동남권 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와 만나 토론했다. 코스포 동남권협의회 제공 올 5월 코스포 동남권협의회 등이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주제로 동남권 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와 만나 토론했다. 코스포 동남권협의회 제공

부산 스타트업 창업자 과반이 부산을 떠날 계획이 있거나 떠날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나 행정적 지원은 있지만, 성장한 기업에 대한 재투자가 없고 기업을 키우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3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동남권협의회(이하 코스포 동남권협의회)에 땨르면 부산 스타트업 대표 95명을 대상으로 부산 창업 환경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95명 중 51명이 부산에서 사업을 지속하지 않거나 떠날 고민을 한다고 응답했다. ‘부산에서 계속 사업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46명이 ‘고민 중’(48.4%), 5명이 ‘아니다’(5.3%)라고 답했다. ‘그렇다’는 응답은 42명(44.2%)에 그쳤다.



부산 스타트업 대표들은 ‘최근 투자 환경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매우 심각’(44명·46.3%), ‘심각’(39명·41.1%)하다고 답했다. 코스포 동남권협의회 김태진 회장은 “수도권 스타트업 대표들은 투자 환경 악화로 겨울이 온다고 하는데, 부산 대표들은 이미 혹한기 시베리아에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스타트업 대표들은 초기 투자도 쉽지 않지만, 후속 투자가 더 어렵다고 인식했다. ‘초기 투자가 원활한가’는 질문에는 53명이 ‘매우 어렵다’고, ‘후속 투자가 원활한가’에는 57명이 ‘매우 어렵다’고 응답했다.

부산에서 시리즈 프리A(Pre-A)나 시리즈 A 단계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꽤 나왔지만, 시리즈 B 이상 투자를 받은 기업은 손에 꼽힐 정도다. 시리즈 A는 시장 진입 직전, 서비스 출시 이전 투자, 시리즈 B는 시장 진입 뒤 투자다. 보통 시리즈 B를 유치하면 누적 투자액은 100억 원대다. 시리즈 B를 유치한 A사 대표는 “전체 투자 유치 금액 중 부산에서 투자받은 금액은 1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어느 정도 성장한 기업에 투자할 벤처캐피털도 없고, 부산시의 지원도 없어 수도권으로 본사를 옮기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코스포 동남권협의회가 부산시에 요청해 확인한 부산 모태펀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부산에는 약 4843억 원 규모의 28개 모태펀드와 각 250억 원 규모의 자펀드 2개(운용사 BNK벤처투자, 포스코기술투자)가 결성돼 운용되고 있지만, 전체 투자 중 부산 기업 투자 비율이 낮다.

A사 대표는 “서류상만 부산 본사로 모태펀드 투자를 받는 기업도 많다”며 “민간 벤처캐피탈인 BNK벤처투자 본사도 서울에 있다. 부산에 내로라할만한 투자사도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에 부산시 청년산학창업국 관계자는 “모태펀드의 경우 시비는 전체 펀드 규모의 10% 정도다. 시비 금액의 2배 정도를 부산 기업에 투자하도록 조건을 걸었지만 현장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앞으로 부산 기업 투자 비율을 늘리고, 곧 발족하는 부산창업청이 공공 벤처캐피탈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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