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매년 부울경에 ‘아기 유니콘’ 스타트업 하나씩 만들고 싶어”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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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 시리즈벤처스 대표

시리즈벤처스 박준상 공동대표 시리즈벤처스 박준상 공동대표

스타트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이라면 누구나 '유니콘'을 이야기한다. 유니콘은 기업가치가 1조 원을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시리즈벤처스 박준상(41) 공동대표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당연히 유니콘 기업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매년 기업가치 200억 원, 매출액 50억 원의 '아기 유니콘' 스타트업을 하나씩 만드는 게 우선적인 목표입니다."

시리즈벤처스는 부산, 울산, 경남의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사업화 지도, 자금지원 등의 역할을 하는 액셀러레이터(AC)다. 2017년 박 대표가 부산으로 내려왔을 때만 해도 부산의 창업 생태계는 빈약했다. 액셀러레이터라는 개념조차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였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일했던 박 대표는 2016년 부산테크노파크와 인연이 닿았다. 2017년 센텀창업기술타운(CENTAP·센탑)이 만들어질 때 액셀러레이터로서 활약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고민 끝에 부산으로 왔다.

박 대표는 "제가 부산 출신이라 부울경 창업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며 "그동안 금융계에 몸담으며 알게 됐던 정보와 네트워크들을 잘 활용하면 부산, 울산, 경남에서도 스타트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시리즈벤처스의 사무실만 봐도 부산, 울산, 경남에 대한 관심이 느껴진다. 시리즈벤처스의 사무실은 부산 해운대구, 경남 창원, 울산 남구에 있다. 세 지역의 창업 생태계는 결국 연결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박 대표가 보는 부울경 지역의 가장 큰 자산은 제조업이다.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첨단 기술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박 대표는 제조업 인프라가 가지는 강점을 높이 봤다.

박 대표는 "서울과 같은 방식으로 창업 생태계를 꾸민다면 규모와 인프라에서 서울을 따라갈 수 없기에 아류가 되고 만다"며 "부산의 자동차부품, 조선기자재 등으로 많은 양의 경험과 데이터가 부울경 지역에는 쌓여 있는데 이는 엄청나게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는 미래 비전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명확한 실체가 있는 제조업을 보면 훨씬 이해가 빠르고 이는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유니콘보다 '기업가치 200억 원, 매출액 50억 원' 규모의 기업을 매년 육성이라는 목표도 설명했다. 초반에는 힘이 들지만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 300억 원 이상의 스타트업이 되면 청년들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더불어 회사의 성장을 함께할 기회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제조업의 특성상 많은 인원을 고용하게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대표는 “부울경은 청년 유출이 큰 고민거리인데 ‘일할 곳이 없다’는 게 주요 이유다”며 “지역 스타트업인 소셜빈은 100명 이상 고용을 창출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박 대표는 “기업의 성장을 함께한 이들은 향후 스타트업을 창업할 가능성도 커져 선순환 생태계가 마련된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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