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범어사에 펼쳐진 대형스크린…‘동네방네비프’가 만든 이색 야외극장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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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금정구 범어사 옛 성보박물관 앞 주차장에서 영화 ‘굿바이 마이 라이프’가 상영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11일 오후 금정구 범어사 옛 성보박물관 앞 주차장에서 영화 ‘굿바이 마이 라이프’가 상영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직접 영화관을 찾아가지 않아도 산사에서 영화를 볼 수 있으니 뜻 깊네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부산 곳곳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명작을 감상하는 ‘동네방네비프’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그간 해운대와 남포동을 중심으로 진행한 영화제를 부산 전역으로 확대하고자 작년부터 시작한 동네방네비프는 호평에 힘입어 올해 부산 16개 구·군으로 규모를 확장했다.

11일 금정구 범어사 옛 성보박물관 앞 주차장에는 석탑과 사찰을 배경으로 한 이색적인 야외극장이 펼쳐졌다. 영상 15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30여 명의 관객이 모여들어 근사한 야외상영회를 즐겼다. 상영에 앞서 일부 관객은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셔터를 누르며 자신만의 추억을 남겼다. 객석에 앉아 문화 생활을 즐긴 승려들도 눈에 띄었다.


11일 오후 금정구 범어사 옛 성보박물관 앞 주차장에서 영화 ‘굿바이 마이 라이프’가 상영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11일 오후 금정구 범어사 옛 성보박물관 앞 주차장에서 영화 ‘굿바이 마이 라이프’가 상영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관객 김학철 씨는 “인터넷에서 동네방네비프 행사를 한다는 소식을 보고 검색해서 왔다”며 “동네에서 이렇게 좋은 행사를 하니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좋아해 예전엔 남포동에서 영화제를 즐기곤 했는데, 직접 영화관에 찾아가지 않아도 산사에서 상영회를 하니 뜻 깊다. 추운 날씨에 핫팩과 무릎 담요도 제공하니 좋다”고 말했다.

김판석 씨는 “영화제 행사 참여 자체가 처음”이라며 “절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특별해 보여 왔다. 장소를 참 잘 선정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접근성에 아쉬움을 표하는 관객도 있었다. 김태진 씨는 “인터넷 검색을 해봤는데 집 근처에서 이런 행사를 하기에 참석해봤다”며 “개인적으로 장소 선정이 아쉽고, 홍보도 덜 됐다고 생각한다. 영화 시작 시간을 찾는 것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날 상영한 영화 ‘굿바이 마이 라이프’(1937)는 용감한 어선 선장과 어쩔 수 없이 승선하게 된 버르장머리 없는 소년의 이야기다. 국내 영화 팬들에게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로 유명한 빅터 플레밍 감독의 작품이다. 모더레이터로 나선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제가 이 영화를 추천했다”며 “비교적 최근에 다시 봤는데 너무 좋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또 동네방네비프를 담당자를 관객들에게 소개하며 “범어사에서 행사를 하겠다고 해서 (제가) ‘미쳤냐’고 농담했는데, 범어사 측에서 협조해줘 좋은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11일 오후 금정구 범어사 옛 성보박물관 앞 주차장에서 영화 ‘굿바이 마이 라이프’가 상영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11일 오후 금정구 범어사 옛 성보박물관 앞 주차장에서 영화 ‘굿바이 마이 라이프’가 상영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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