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먹통 사태에도 슈퍼앱 강력한 ‘잠금 효과’ 확인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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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활성사용자 수 12억 명 돌파
중국 ‘위챗’, 카카오와 같은 슈퍼앱
일론 머스크, 새 슈퍼앱 개발 나서
카카오와 ‘헤어질 결심’ 어려울 듯

먹통 사태에도 불구하고 최근 카카오의 트래픽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먹통 사태에도 불구하고 최근 카카오의 트래픽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이른바 ‘슈퍼앱’의 위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의 강력한 ‘잠금(Lock in, 사용자 이탈 방지) 효과’가 확인되면서다. 이미 슈퍼앱에 익숙해진 한국 사용자들에게 ‘헤어질 결심’은 어려워 보인다. 슈퍼앱의 강력한 사용자 장악력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도 슈퍼앱 만들기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슈퍼앱이 목표’라고 밝혔다.


■‘슈퍼앱 만들기’ 대세가 되다

슈퍼앱이란 모바일 앱 업계에서 ‘만능칼’(스위스 아미 나이프)이라고 불린다. 메신저에서 금융, 쇼핑, 모빌리티 등 ‘모든 서비스’를 한 개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어서다. 일론 머스크는 슈퍼앱을 ‘모든 것의 앱’(everything app)이라고 부른다.

슈퍼앱의 대표적인 예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12억 명이 넘는 중국의 ‘위챗’(WeChat)이다.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메신저 앱으로 시작된 위챗은 게임과 금융, 모빌리티, 쇼핑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중국인의 모든 일상에 함께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시작된 인도네시아의 ‘고젝’(Gojek)이나 말레이시아의 그랩(Grab)도 금융과 음식 배달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슈퍼앱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표적인 슈퍼앱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에선 일론 머스크가 ‘엑스’(X)라는 명칭의 새로운 슈퍼 앱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대해서도 “‘모든 것의 앱’인 ‘X’를 만들어내는 촉진제”라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국민기업’으로 불리는 타타(TATA)그룹이 방대한 자회사 네트워크를 활용한 슈퍼앱 육성에 나선 상태다.

■‘슈퍼앱’, 미워도 떠나기 어렵다

슈퍼앱은 거대 플랫폼의 장점을 활용해 콘텐츠와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갈 수 없도록 잡아두는 ‘잠금‘ 능력이 막강하다. 슈퍼앱의 잠금효과는 이번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서도 확인됐다.

먹통 사태 이후 줄었던 카카오의 트래픽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앱 마켓 분석 사이트 ‘센서타워’ 자료를 인용해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경쟁 앱 트래픽의 감소”와 함께 “카카오 트래픽의 회복세가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15일 발생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감소했던 카카오 앱의 일간 다운로드 수는 20일 이후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톡은 물론, 카카오T,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맵 등 주요 카카오앱 다운로드가 모두 증가하고 있다. 반면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이나 네이버맵을 비롯해 TMAP, 우버 등 경쟁 앱의 일간 다운로드 수는 카카오톡 먹통 사태 이전 수준에 가깝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네이버의 ‘검색어 트렌드’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확인된다. 네이버의 검색어 트렌드에서 ‘라인’의 지난 1개월(9월 28일~10월 28일)간 검색량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라인 검색량은 카카오톡 불통 사태가 발생한 15일에 전일 대비 28배 증가했고 16일에는 14일 대비 50배 증가했다. 그러나 10월 19일에는 검색량이 14일 대비 5배 수준으로 줄었고 10월 25일 이후에는 불통 사태 이전과 비슷한 수준(1.5배)으로 감소했다.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카카오와 ‘헤어질 결심’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한국갤럽이 10월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먹통 사태에서 불편을 겪었는지 여부는 향후 이용 의향과 크게 관련이 없었다. 한국갤럽은 이에 대해 “가족·지인 등 다수와 함께 이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특성상 이전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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