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도시’ 부산, ‘비틀스 도시’ 리버풀과 우호협력 맺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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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리버풀광역권과 협약 추진
조선업 쇠퇴 관광 주력 ‘닮은꼴’
영국도 ‘리버풀 짝=부산’ 선택
1 대 1 상호투자·연구 등 진행
내년 초 정식 협약식 가질 예정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BTS의 도시’ 부산과 ‘비틀스의 도시’ 리버풀이 손을 잡는다.

30일 부산시와 주한영국대사관에 따르면 부산시는 내달 리버풀광역도시권과 우호협력도시 협약을 앞두고 사전답사단을 현지로 파견한다.

리버풀광역도시권은 리버풀을 비롯해 인접한 할튼과 세프턴, 세인트헬렌즈, 위럴, 노슬리 등 6개 도시의 연합체다. 올 5월 주한영국대사관이 부산시에 리버풀광역도시권과의 교류 요청을 전하면서 협약이 물꼬를 텄다.




영국은 현재 정부 주도로 ‘한·영 트윈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영국 도시와 닮은 꼴의 한국의 도시를 찾아 4곳을 교류하게 한 뒤 1 대 1로 상호 투자와 연구, 협력을 추진한다는 게 이 프로젝트의 골자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EU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상태다. 유럽을 대신해 아시아권으로 외연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세종시와 영국의 벨파스트가 우호협력 도시 협약을 맺은 것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부산과 리버풀의 협약 역시 마찬가지로 이 같은 사정 덕에 영국 쪽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며 빠르게 진행됐다. 주한영국대사관이 ‘한·영 트윈스 프로젝트’ 협력을 요청한 지 석 달 만인 8월에는 리버풀광역도시권 시장이 부산시로 박형준 시장의 방문을 요청하는 서한문까지 보내왔다. 같은 달에는 영국에서 한국 전담 무역특사까지 찾아와 박 시장을 만나고 갔다.

부산시 국제도시협력팀 측은 “보통 도시 간 교류는 에이전시를 통해 제의가 오게 마련인데 이번에는 대사관이 직접 나서, 우리도 당황할 정도였다”며 “이미 영국 현지에선 부산 이후에 울산과 대구 등과도 영국 내 도시를 매칭시키는 계획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리버풀의 짝’으로 부산을 선택한 건 두 도시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어 돈독한 교류가 가능하리라 보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영국에서 5번째로 큰 도시로 거친 성정과 억센 사투리로 영국 내에서도 유명한 지역이다. 조선업이 융성했던 항구도시이기도 하다.

축구와 야구에 열광적인 팬덤을 보유한 리버풀과 부산은 비틀스와 BTS라는 걸출한 뮤지션을 기반으로 쇠퇴한 조선업 대신 문화와 관광에 주력하고 있는 것 역시 데칼코마니처럼 똑같다.

실제로 리버풀광역도시권을 대표해 부산을 방문한 사절단은 “부산과 리버풀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가장 바쁜 항만 도시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박형준 시장과 주한영국대사관이 이어온 긍정적인 교류가 이번 도시 간 교류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우호협력도시 협약을 앞둔 리버풀 광역자치권은 부산의 스마트도시 기술과 탄소제로와 관련한 시정 활동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명지에 영국식 국제학교인 로얄러셀스쿨을 세우는 부산시 역시 영국 측이 제의한 투자 협력 건 외에도 영국의 특성화 대학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과 연계해 영국 현지의 응원 여론을 끌어 낼 것으로도 기대한다.

부산시는 지난달 리버풀광역도시권 관계자와 화상회의를 갖고 협약 일정 등을 조율했다. 도시 간의 협력사업 내용을 준비한 부산시는 내달 사전답사단을 보내 현지를 시찰하고 내년 초 정식 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김영한·권상국 기자 ksk@busan.com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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