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하자' 문자에 장제원 "괴물은 되지 말자"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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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는 모습. 연합뉴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는 모습. 연합뉴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자'는 문자를 받은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사람은 못될지언정 괴물은 되지 말자"고 말했다.

전날 한 인터넷 매체는 민주당 인사로 추정되는 A 씨가 문 의원에게 보낸 메시지 휴대폰 화면을 촬영한 사진을 보도했다.

해당 사진에서 A 씨는 문자를 통해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이 끝났음에도 희생자 전체 명단과 사진, 프로필, 애틋한 사연들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참사 희생자의 전체 명단과 사진이 공개되는 것은 기본인데, 야당이 뭐하고 있느냐는 따가운 질책에 답변이 궁색해진다"고 했다.

또 "유가족과 접촉을 하든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전체 희생자 명단, 사진, 프로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8일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가 자당의 한 의원에게 보낸 문자가 노출됐다는 기사를 접했다"는 글을 올렸다.

장 의원은 "직설적으로 '이태원 참사를 정략에 이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라는 문장에서는 소름이 끼쳤다"며 "진정, 책임자 처벌보다 희생자 얼굴과 프로필을 공개하는 것이 더 시급하냐"고 꼬집었다.

또 "이 분들과 함께 정치를 하고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마저 든다"면서 "유가족들과 국민을 더 고통스럽게 하더라도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은 못될지언정 괴물은 되지 말자'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민주당의 속마음을 안 이상, 이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장하는 총리사퇴, 국정쇄신과 같은 요구도 모두 정략의 소산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마저도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한 기회로 삼겠다는 것 아니냐. 추모 공간이 아니라 '이재명 방탄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민들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 국가적인 재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음험한 시도를 모두 알고 계시기 때문"이라면서 "민주당이 국민을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음모를 시도한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문 의원은 "우리 당은 그럴 생각이 없다. 저에게 문자를 보낸 당직자도 시중에 이런 의견이 있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 것"이라면서 "개인의 인격이 존중되는 이 시대에 불가능하고, 도의적으로 불가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문자를 노출시킨 저의 불찰도 있지만, 이걸 정쟁의 소재·정치의 소재로 삼는 여당의 모습을 보면 '달밤에 새끼줄을 보고 뱀이 나타났다' 동네방네 떠들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당은 이런 일로 당의 원내대표까지 참전할 만큼 한가한지 묻고 싶다"면서 "지금 해야 할 것은 야당과 함께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말도 안되는 정치공세와 정쟁으로 이 국면을 모면하려 하지 말고 정공법으로 가길 바란다"면서 "야당과 잘하기 경쟁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짜증나게 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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