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4년 더 안 돼”… 트럼프 대선 출마 선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중간선거 압승이 불발되면서 공화당 내 대권 후보 입지를 굳히기 위해 조기에 강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겠다”며 2024년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4년 더 집권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할 것”이라며 현 정부의 인플레이션, 이민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중간선거에 대해서는 하원 장악으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해고했다며 성과를 부각하는 동시에 일각에서 제기하는 책임론을 부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권자들이)우리나라가 겪는 고통의 정도와 심각성을 아직 깨닫지 못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압승 예상과 달리 상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하지 못했고, 하원에서도 근소한 차이의 승리가 예상된다.
더불어 현재 미국과 대립하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을 거론하며 재임 당시 외교정책을 부각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미국을 존경했다. 솔직히 나를 존경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북한은 단 한 발의 장거리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1년 10개월 만에 대선판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6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다. 2024년 대선에 공식 입후보한 첫 번째 인사이기도 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선거위원회에 대선 출마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대권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앞길은 순탄치 않다. 1·6 의사당 난입사태 선동, 퇴임 때 기밀문서 반출 의혹 등에 대한 당국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고, 중간선거 졸전 이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유력 대권 후보로 급부상하기 때문이다. 최근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가상 대권 경선 대결에서 디샌티스 주지사 지지도(43%)가 트럼프 전 대통령(32%)을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로 미 정치권은 조기에 대선 국면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공화당 내에서는 잠룡들 간 치열한 싸움이 예고됐으며, 민주당도 대응책을 고민할 예정이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